[프로야구]"ML행? 왜들 난리야" 답답한 선동렬

  • 입력 2000년 1월 17일 20시 06분


‘배 주인은 정작 말이 없는데 사공만 많다.’

최근 미국 프로야구 보스턴 레드삭스 진출설에 휩싸인 선동렬(37)을 두고 하는 얘기다.

아직 보스턴측은 구체적인 스카우트 조건도 제시한 적이 없고 선동렬도 가타부타 얘기한 적이 없다. 하지만 2년에 500만달러를 제시받았다거나 보스턴행을 결정했다는 등 소문만 무성하다.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현역 은퇴를 선언한 선동렬의 미국진출설의 발단은 지난달부터.

주니치의 센트럴리그 우승기념 보너스로 9일간 미국을 여행중이던 선동렬은 야구계의 한 인사로부터 “보스턴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데 미국 야구에서 다시 뛰어볼 생각은 없느냐”는 언질을 받았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 선동렬은 단번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한국야구계의 ‘국보급 투수’로 불린 거물인 그가 은퇴를 번복하고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팬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선동렬 자신도 귀가 솔깃했다. 미국 무대는 어려서부터 가슴속에 그렸던 꿈의 무대였고 주니치에서의 은퇴과정도 홀가분하진 않았다. 1년 정도는 뛸 수 있는 체력이 됐지만 대세를 인정하고 은퇴결정을 내린 터였다.

하지만 현재 보스턴측의 구체적인 ‘러브콜’이 없어 혼란스러운 상태. 스카우트 제시액수는 물론이고 과연 영입의사가 있는지조차 파악이 안 됐다. 선동렬은 측근들에게 “책임있는 보스턴 관계자로부터 직접 말을 듣고 싶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사코 타국 생활을 반대하고 있는 가족들도 문제. 부인 김현미씨(34)는 아들 민우(12)와 딸 민정(9)의 교육문제를 들어 한국에 정착하자며 흔들리고 있는 선동렬을 설득중이다.

현재로선 보스턴측의 구체적인 제의가 있더라도 선동렬이 미국행을 결정할 가능성은 ‘3대7’ 정도로 부정적. 은퇴를 번복하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만약 미국에서 실패할 경우 되돌아올 대가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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