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코스닥 앞날은?… '급등락' 가고 '차별화' 온다

  • 입력 2000년 1월 17일 20시 14분


“이제 지수 급등락은 없다. 다만 실적이 뒷받침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주가 차별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

미국 나스닥지수의 4000 돌파에도 불구하고 거래소시장과는 달리 뚜렷한 회복세를 보여주지 못한 17일 코스닥시장.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코스닥시장을 이렇게 예측했다.

종합지수 200선이 강력한 지지선으로 작용하겠지만 더 이상 코스닥시장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보기는 힘들다는 것.

▼개미군단 치고 빠지기▼

▽오르면 내다파는 개인들〓 성장성에 현혹돼 고가주를 사들인 개인들이 주가가 반등할 때마다 매물을 쏟아내 지수상승을 가로막았다.

개장 초반 주가 상승에 이어 오후 장중 한때 지수 211을 넘겼을 때도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매물이 늘어나 곧바로 지수는 내림세로 반전됐다.

신영증권 노근창 연구원은 “새롬기술 드림라인 오피콤 등 신규 등록종목 중 고가주들이 최근 약세를 면치 못하는 것은 바로 하루라도 빨리 코스닥시장을 빠져 나가려는 개인들의 ‘팔자’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관-외국인 저점매수 ▼

현대증권 엄준호 선임연구원도 “하루에도 수십번씩 매매를 하는 ‘데이 트레이더’가 늘어나면서 개별종목 주가가 급변하고 있다”며 “주가가 조금만 오르면 매도물량이 나와 지수가 연말 연초의 260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 투신, 사들일 채비하나〓무조건 팔아 치우려는 개인들과는 달리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는 주가가 싼 틈을 저점매수의 기회로 삼을 움직임.

지난 10일부터 사흘간 618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한 외국인들은 13, 14일 다시 순매도로 돌아섰지만 종합지수 200선 아래서는 언제든지 우량종목을 사들이겠다는 태도. 17일에는 50억원 가량 순매수.

투신도 들쭉날쭉 하지만 14일 328억원 순매수에 이어 17일에도 상당물량을 사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투신 정순호 펀드매니저는 “시장이 어느 정도 진정된 것 같아 대부분의 투신권이 코스닥펀드의 주식편입비율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급 개선돼야 본격 상승▼

▽급매물 소화과정〓지수 200선 안팎에서 소폭 등락이 당분간 계속되면 개인들의 급매물은 어느 정도 소화되고 점진적인 상승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 그러나 이 때도 수급(需給)이 개선되지 않으면 본격적인 상승은 힘들다는 예측.

엄준호연구원은 “투신 환매문제가 2월초 끝나면 이들이 코스닥 펀드에 한통프리텔 한통하이텔 등 대형주를 본격적으로 편입할 것”이라며 “이 때까지는 주가가 지리한 박스권안에서 오르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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