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백두대간 종주]태백준령 정기 온몸으로 느껴보자

  • 입력 2000년 1월 19일 20시 13분


걸어서 천지까지, 백두대간(白頭大幹)을 타자.

백두대간이란 백두산에서 뻗어 내려 지리산까지 끊이지 않고 이어진 산줄기. 이 땅의 모든 산과 강을 동류(東流)와 서류(西流)로 갈라 놓는 한반도의 근골(筋骨)이다.

이 백두대간이 새즈믄해가 열리면서 다시금 조명되고 있다. 새 천년의 첫 해를 대간종주로 상쾌하게 시작하려는 사람들 덕분이다. 이들은 백두대간 산줄기의 마루금(능선)을 지르밟으며 이 땅의 산줄기를 우리네 정서로 제대로 ‘읽어 보자’는 사람들이다.

“일본인 학자가 지질학적 자료에만 근거해 땅과 함께 사는 사람은 배제하고 땅속 지질구조만 살펴 분류한 현행의 ‘산맥’체계는 산에 기대어 강을 품고 살아온 우리네 삶과 동떨어졌다고 보아요. 반면 백두대간의 산줄기 체계는 산과 강에 기대어 생활권을 형성하고 살아가는 인문지리의 측면까지 감안한 순수한 우리 것 입니다.”

94년 백두대간 종주를 이끈 산악인 이종승씨(56·승우여행사 대표 02-720-8311)의 말이다. 이씨는 동부고속관광에 재직하던 91년 비전문인 산악인을 대상으로 백두대간 종주산행을 펼쳐 2년8개월만에 35명의 종주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산사나이.

그는 2월 26일 지리산 천왕봉을 필두로 두 번째 백두대간 종주산행을 시작한다. “이번에도 역시 주말산행을 즐기는 비전문산악인과 함께 휴전선 이남의 백두대간 산줄기를 12개 대구간(총 61개 소구간)으로 나누어 한달에 두 구간(매회 한 구간)씩 주말을 이용, 무박2일 일정으로 남쪽산부터 차례로 섭렵할 계획입니다.”

첫 번째와 다른 게 있다면 백두대간의 산줄기 분류체계가 지리교과서에 포함되기를 바라는 기원을 담는 것.

이번 종주산행에는 지난 40여년간 이씨와 그림자처럼 가까이 지내며 첫 종주도 함께 했던 죽마고우 박희국씨(55·당시 종주등반대장)도 참가, 함께 등반대를 이끌 계획. 대간 종주후에는 중국을 통해 백두산의 서쪽능선으로 천지까지 걸어 오르는 계획도 세웠다.

이씨는 “백두대간 종주산행은 매번 평균 하루 9∼11시간, 8∼13㎞ 산행을 해야 한다”면서 “94년 완주한 35명의 평균연령이 45세인 점으로 볼 때 종주의 성공여부는 체력보다 정신력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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