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지도 이렇게]'살아있는 피노키오 이야기'

  • 입력 2000년 1월 21일 20시 12분


▼'살아있는 피노키오 이야기' 카를로 콜로디 글/거북선 펴냄▼

시인 셸리는 “환상(Fantasy)은 내면의 언어로 도덕성을 키우는 가장 좋은 도구다”라고 했다. 그런데 ‘환상’과 ‘도덕성’은 서로 상반된 속성을 지니고 있다. 환상은 비이성적인 속성을 지녔고 도덕성은 고도의 이성적인 판단을 요구한다. 셸리의 말은, 아직 이성적인 판단력이 충분히 발달하지 못한 아동에게는 오히려 환상적인 신선함과 생동감으로 도덕적 미덕을 체득하게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동화 ‘피노키오’는 매우 교훈적인 성향이 짙으면서도 기상천외한 상상력을 발휘한 상황 전개로 즐거움을 주는 작품이다. 어른이 기대하는 교육적 가치와 어른의 예측을 유감없이 깨뜨리는 아동의 천진난만한 마음이 잘 어우러진 작품이기에 아동문학사상 금자탑으로 남아 있게 되었을 것이다.

1880년 이탈리아에서 쓰여진 이 작품은 지금까지도 세계 모든 나라의 어린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 어린이들이 간략하게 요약된 그림동화나, 만화, 영화로만 알고 있을 것이다. 원래 동화는 200쪽이 넘는 장편 동화다. 거북선에서 출판한 ‘살아있는 피노키오 이야기’는 완역본이라는데 그 의미가 크다.

초등학교 3,4학년 이상이지만 독해력이 부족해 아직 장편동화를 읽기 부담스러워 한다면 이렇게 이미 만화 영화 등으로 내용을 알고 있는 책을 읽히는 것도 독서지도에 효과적일 수 있다. 처음에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동기부여를 해보자. ‘동화의 주인공들은 사람, 동물 그밖에 누가 등장하는가’ 하는 질문을 던져 장난감이 주인공인 동화에는 어떤 작품이 있는지 유도해서 ‘피노키오’를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원래 이 동화는 장편동화라는 것을 알려 주고 ‘피노키오는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데 내가 작가라면 이 부분을 어떻게 고칠지 생각해 볼까?’하며 책을 건네주자. 정현정 옮김

정태선(활동중심 언어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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