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흐르는 한자]성년불중래(盛年不重來)

  • 입력 2000년 1월 25일 18시 30분


不老草(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던 秦始皇(진시황)도 고작 50년을 사는 데 그쳤다. 누구나 자신만은 늙지 않고 항상 젊게 살 것 같지만 세월이 가만 두지 않으며 세월 앞에는 장사가 없다.

그래서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백발을 보고 깜짝 놀란 李太白이가 있었고 오동나무 잎새에서 들려오는 가을소리에 세월의 빠름을 한탄했던 朱子도 있지 않았겠는가. 曹操(조조)는 인생을 朝露 (조로·아침이슬)에 비유했다. 과연 杜甫의 '古稀'에서 볼 때 나이 일흔 넘기기가 예로부터 쉽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그 짧디 짧은 인생을 알차게 보내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李太白처럼 술로 한 평생을 보낸 자가 있는가 하면 陶淵明(도연명)처럼 田園(전원)에 묻혀 속세와 인연을 끊고 지내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어차피 한 세상 살아갈 바에야 열심히 사는 게 좋지 않을까. 세상 싫다고 다들 산으로 전원으로 들어간다면 이 사회, 이 나라는 어찌할 것인가. 설사 마음이야 떠날지라도 몸은 떠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일까. 陶淵明은 이런 말도 남겼다.

盛年不重來(성년부중래)-청춘은 다시 오시 않고

一日難再晨(일일난재신)-새벽은 두 번이 없네.

及時當勉勵(급시당면려)-때 맞춰 열심히 해야 할 것을,

歲月不待人(세월부대인)-세월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으니….

어찌 보면 陶淵明을 포함한 우리 모두의 한계가 아닐까. 메뚜기도 한 철 이란 말이 있다. 모든 것이 때가 있듯 우리 인생에도 때가 있다.

嗚呼老矣(오호노의)-오! 늙었구나.

是誰之愆(시수지건)-이 누구의 탓이란 말인가? 한탄해 보아야 이미 때는 늦었다.

鄭錫元(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 478sw@mail.hanyang.ac.kr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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