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험대장 캐롤라인 해밀턴(35)은 “막판에 짙은 안개 속에서 미국의 남극기지가 뿌옇게 보이더니 이내 사람들이 나타났다”며 “곧이어 허큘리스 수송기의 착륙 모습도 선명하게 보여 마침내 다 왔다는 실감이 났다”고 도착 순간을 설명했다. 영화제작자인 해밀턴은 남극 도착 순간이 ‘007 영화’에서나 나올 법하게 극적이었다고 기뻐했다. 탐험대는 후원자인 찰스 영국 왕세자에게 인공위성 전화를 걸어 도착 소식을 알렸다.
탐험대는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30,40대 여성들. 해밀턴 외에 스포츠 물리치료사인 조 허드슨(32), 작가인 로시 스탠서(38), 주부 앤 대니얼스(32) 그리고 최고령 대원인 재테크 상담사 폼 올리버(46) 등이다.
이들은 지난해 11월24일 허큘리스 수송기를 타고 남극 빙원의 가장자리에 도착한 후 각자 몸무게의 두배에 이르는 식량과 필수품을 썰매에 싣고 갖은 어려움을 뚫고 행군해 왔다. 1월3일 단 한차례 중간 보급을 받았을 뿐.
이들은 극한 상황에서 여성들의 신체가 어떤 변화를 겪고 대응하는지를 과학자들이 연구할 수 있도록 탐험 도중 신체변화 관련 자료를 착실히 기록해 왔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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