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불편해요]"기분좋은 화장실 없나요"

  • 입력 2000년 1월 25일 19시 00분


물이 흥건히 고인 바닥, 널려 있는 담배꽁초와 휴지, 악취와 담배연기….

수도권 지역 공중화장실 가운데 관리가 제대로 안되고 있는 곳이 여전히 많다. 관리가 힘들다는 이유로 겨울에는 아예 공중화장실을 폐쇄해버린 곳도 많아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지하철역등 불결 악취▼

24일 오후 지하철 1호선 종각역 화장실. 물먹은 담배꽁초와 휴지뭉치 때문에 발디딜 곳을 찾기 힘들 정도였다. 변기 옆 휴지통은 뚜껑도 없이 방치돼 있었다. 휴대품을 놓을 곳도 마땅치 않았다. 하루 평균 30만∼40만명이 이용하는 환승역인 지하철 3호선 종로3가역이나 1호선 시청역의 화장실도 지저분하기는 마찬가지. 서울 중랑구 상봉동 시외버스터미널에 있는 화장실은 불결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칸막이에 여러개의 구멍까지 나 있다.

야외에 있는 화장실은 겨울철이면 바닥이 얼어 붙은 채 물이 안나오는 곳이 태반이다.

팔당대교 앞 요트장의 경우는 이동식 간이화장실이 전부. 그나마 대부분이 자물쇠로 잠겨 있다. 도봉산 입구, 청계산 입구 등에 있는 야외화장실 중에도 물이 제대로 내려가지 않는 곳이 많다.

경기 성남시는 지난달 초부터 운영비 절감 및 수도관 동파사고 예방 등을 이유로 근린공원과 어린이공원 등의 공중화장실 68곳을 2월 말까지 사용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이 때문에 공원을 찾은 시민들은 숲 속이나 공원 주변 건물에서 ‘실례’를 하는 경우까지 있다.

한편 서울시가 종로 구로 동작 중구 등 화장실 개선을 위해 시 예산을 지원한 13개 구 관내의 지상 공중화장실 24곳을 조사한 결과 기저귀 교환대 및 유아보호용 의자가 있는 곳은 7곳, 물품보관대가 있는 곳은 8곳 뿐이었다.

▼야외화장실 겨울엔 폐쇄▼

회사원 김진업(金鎭業·30)씨는 “공중화장실은 워낙 많은 사람이 이용해 시설관리나 청결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관리 기관이 신경을 쓰면 쓸수록 이용자들의 몰상식한 행동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불결 화장실 신고 02-752-4242(화장실문화시민연대)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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