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마라도나 이번엔 '주먹질'

  • 입력 2000년 1월 26일 19시 08분


디에고 마라도나(39·아르헨티나)에게 가장 잘 맞는 속담은? 아마도 ‘제 버릇 개 못 준다’일 것이다.

94년 2월3일. 마라도나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35㎞ 떨어진 모레노 여름 별장에서 기자들의 방문을 받았다. 당시 소속팀 뉴웰스 올드보이스와 갈등을 겪고 있던 마라도나는 공기총을 발사해 5명이 부상했다.

마라도나는 이 사건 때문에 사법당국으로부터 출국금지 명령을 받는 등 한바탕 ‘언론과의 전쟁’을 벌였다.

그리고 6년 뒤. 마라도나의 ‘병’이 다시 도졌다. 독일 DPA통신은 26일 “마라도나가 코카인 복용 치료를 받고 있는 쿠바 아바나 병원 근처에 있던 사진기자의 차 유리를 주먹으로 쳐 박살냈다”고 보도했다.

피해를 본 로이터통신 사진기자 에르베르투 로드리게스는 “병원 근처 시장을 둘러보던 마라도나를 취재하는데 마라도나가 짜증을 내며 ‘계속 사진을 찍으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협박한 뒤 창문을 부쉈다”고 말했다.

19일 아바나에 도착한 마라도나는 ‘나이롱 환자’와 같다. 머리를 노랗게 물들이는가 하면 병원 방송실에서 노래도 녹음했다. 또 부인 클라우디아 빌라파네의 생일파티도 떠들썩하게 열었다. 주치의 에두아르도 오다스는 “지금껏 마라도나가 받은 건 심장혈관 검사뿐”이라고 말했다.

<김호성기자> 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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