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8월15일.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천문관측 모니터를 보고 있던 제리 이맨(당시 30세)은 놀라 소리쳤다. 전파망원경을 통해 우주로부터 ‘주기적인 파형’의 전파가 수신됐기 때문이다. 컴퓨터는 반복양상을 보이는 이 전파의 내용을 ‘6EQUJ5’로 해독했다.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지만 지구의 그것과는 확연히 다른 ‘우주의 조작된 신호’였다.
세계 천문학계가 발칵 뒤집혔다. 우주인과의 ‘접속’이 눈앞에 다가 온 것으로 여겨졌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1985년부터 대대적인 우주생명체 발견 연구(SETI)에 착수했다.
우주에는 과연 인간, 혹은 인간을 뛰어넘는 지적 생명체가 존재할까. 과학자들은 “발견된 적은 없다. 그러나 존재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지적 생명체의 존재는 두가지 점을 시사한다. 우선 지구와 같은 동식물 생태환경이 우주 어딘가에도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인간의 이주가 가능하다는 얘기이며 인류가 우주여행을 시도하는 구체적인 목표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두번째는 우주인과의 ‘교류’ 가능성. 외계문명을 평화적으로 ‘수혈’한다면 지구는 엄청난 과학기술적 진보를 이룰 수 있다. 물론 ‘스타워즈’도 배제할 수 없다.
생명체 확인방법에는 직접여행과 전파교신이 있다. 우주인이 직접 지구를 방문한다면 의외로 쉽게 확인할 수도 있다. 직접여행은 그러나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해 광속에 가까운 우주비행 기술이 개발된 뒤의 일이다.
따라서 21세기 초반까지는 SETI가 현실적인 대안. 전파 수신은 연간 400만∼500만달러의 적은 예산으로도 운영될 수 있다. 전파는 극초단파에서 적외선 X선 자외선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Band)에서 우주의 탄생과 진화 소멸에 관한 정보를 ‘소리없이’ 전해준다. 거대한 접시안테나 모양의 전파망원경은 우주 신비를 벗겨내는 첨병이다.
푸에르토리코의 아레시보에 건설된 세계 최대규모의 전파망원경의 안테나 직경은 330m에 이른다. 뉴멕시코에 설치된 27개의 접시안테나는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마치 직경 35km짜리 전파망원경처럼 기능한다. NASA는 2001년 연구용 위성을 쏘아올려 빅뱅(Big Bang:우주대폭발) 때 발생하는 은하계 중심의 초단파를 잡아낸다는 계획도 추진중이다.
우주의 각종 정보가 수집 축적되는 21세기에는 지적 생명체의 존재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최수묵기자>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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