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의 새영화]'13번째 전사'/총이 칼로 바뀐 액션

  • 입력 2000년 1월 27일 19시 14분


안토니오 반데라스 주연의 액션 영화.

‘다이 하드’ ‘마지막 액션 히어로’ 등으로 액션 영화의 귀재로 불리는 존 맥티어난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원작은 마이클 크라이튼의 76년작 ‘시체를 먹는 자들’. ‘13번째 전사’에서는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치고받는 화면이 싫증나도록 반복된다.

시점과 무대가 1000여년 전 칼리프가 지배하는 중동과 바이킹이 위세를 떨치던 북유럽으로 옮겨졌지만, 영화의 본질은 ‘다이 하드’식 액션. 총과 폭탄 등 첨단의 화기가 칼과 창으로 바뀌고, 시체를 먹는 종족에 대한 신화와 ‘원탁의 기사’ 류의 영웅담이 덫칠돼 있을 뿐이다.

부와 명예를 누리던 바그다드의 시인 파들란(안토니오 반데라스 분)은 유부녀와 불륜의 사랑을 나누다 칼리프의 노여움을 사 북구의 한 왕국에 사절로 파견된다. 그가 이곳에 도착하자 이 왕국의 왕은 이미 죽었고, 그의 아들 위글리프(블라디미르 쿨리치)가 왕위를 계승한다. 며칠 뒤 이웃 로스가르 왕이 통치하는 왕국에서 전령이 찾아와 지원을 요청하는 데 파들란은 뜻밖에도 무녀의 점괘에서 싸움에 나설 13번째 전사로 지목된다.

신화와 역사가 뒤섞인 구성만큼 영화 자체도 혼란스럽고 기괴하다. 대규모 전투신은 나름대로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스토리의 짜임새가 없어 전체적으로 황당하다는 느낌을 준다. ‘아라비아의 로렌스’ ‘닥터 지바고’로 유명한 오마 샤리프가 파들란의 종복으로 반짝 출연. 18세 이상 관람가. 29일 개봉.

<김갑식기자> 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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