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대우債 환매자금 어디 넣을까?

  • 입력 2000년 1월 30일 19시 35분


2월8일은 대우채권이 편입된 공사채형 수익증권의 ‘95% 환매일’.

투신업계는 대우채가 들어있지 않는 펀드의 환매수요까지 감안할 경우 2월8일 이후의 환매물량을 28조∼32조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인출한 돈을 재투자할 상품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 요즘처럼 금리수준이 낮고, 주가반등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갈아탈만한’ 상품들을 골라본다.

▼3~6개월 단기형 추천▼

▽은행 정기예금〓대우채 펀드 투자자들이 대부분 안정적인 운용을 선호하는 고객인 점을 감안할 때 환매자금의 상당부분이 은행 정기예금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시중은행들도 대우채 환매자금을 유치하기위해 정기예금 금리를 소폭씩이나마 인상하는 추세. 작년말까지 연 7%대에 머물던 금리수준은 이달들어 연 8%대로 상승했다.

금융전문가들은 1년짜리보다는 3∼6개월짜리 단기형 정기예금 가입을 추천하고 있다. 금리가 추가로 상승할 경우에 대비해 미리 유동성을 확보하라는 조언이다.

▼초단기상품으로 몰릴듯▼

▽머니마켓펀드(MMF)〓환매하더라도 뚜렷한 대체상품이 없는 만큼 수시로 찾아 쓸 수 있는 MMF와 MMDA 등 초단기상품으로 대우채 환매자금이 일시적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 그런 다음 수익률이 높은 공모주청약자금으로 이동했다가 환불되면 다시 MMF로 돌아오는 ‘치고 빠지기 식’투자가 성행할 공산이 크다.

동원증권 이상화 프라이빗뱅킹팀장은 “야후코리아 네띠앙 안철수바이러스연구소 심마니 등 상반기중 코스닥시장 등록을 준비중인 회사가 300여개에 이른다”며 “단기상품과 공모주투자의 병행전략이 당분간 유용해 보인다”고 조언한다.

▼회사채 특판 확산 전망▼

▽우량채권 특판상품〓국채 산금채 한전채 등 국공채와 포철 삼성전자 등 우량회사채는 부도가능성이 거의 없는 안전한 채권투자상품. LG투자증권은 최근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2월말까지 ‘기관투자가와 동등한 조건으로’ 우량채권을 특별판매하기로 했다. 대우채 환매고객을 타킷으로 한 채권특판은 다른 증권사에도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국공채의 경우 투자기간은 2년,우량회사채는 잔존만기가 1년8개월 정도이며 금리는 연 9.15∼9.70%선이다.

▼수수료 부담없어 인기▼

▽엄브렐러펀드〓이 펀드는 투신사들이 대우채 환매자금의 재유치를 위해 전략적으로 내놓은 상품이다. 공사채형 주식형 등 여러 가지 펀드상품을 수수료 부담없이 투자자 입맛대로 갈아탈 수 있기 때문에 상당한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요즘처럼 금융시장이 불안할 때는 시장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입할 만한 상품으로 꼽히고 있다.

▼"기업실적 호전 추세"▼

▽주식형펀드 및 뮤추얼펀드〓환매자금의 일부분이 주식형펀드로 갈아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나 보수적인 투자자 성향을 고려할 때 규모는 그렇게 크지 않을 전망. 그러나 주가하락폭이 큰 지금이 주식형펀드 가입적기인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기업실적의 호전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어느 정도의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는 투자자라면 주식형펀드에 가입해볼 만 하다”고 말한다. 투신사의 주식형펀드는 투자기간이 3∼6개월,뮤추얼펀드는 통상 1년이다.

▼투자기간 다소 길어 흠▼

▽벤처&벌처펀드〓코스닥 등록전 단계에 있는 우량 벤처기업을 선별해 투자하는 펀드. 투자기간은 3년 이상으로 다소 긴게 흠. 펀드 성격상 운용이 잘될 경우 의외의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반면 실패할 경우 원금손실을 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밖에 투기등급 채권에 투자하는 투신사의 하이일드펀드와 후순위채펀드도 ‘대우채펀드의 대체상품’범주에 넣을 수는 있느나 이 역시 ‘고수익 고위험’상품인 점을 염두에 둬야할 것 같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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