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창업 열풍으로 일대 빌딩들의 빈 사무실 공간이 빠른 속도로 채워지면서 임대료가 가파르게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 덩달아 오피스텔이나 아파트의 매매가와 임대료도 눈에 띄게 오르고 상가도 늘어난 직장인들로 호황을 누리면서 권리금이 큰 폭으로 오르는 등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벤처 밸리로 급부상하고 있는 테헤란로 일대 사무실과 아파트 상가 등의 급변하는 모습을 2회에 걸쳐 점검해본다.
▽빈 사무실이 거의 없다〓지하철 2호선 강남역과 역삼역 사이에 위치한 지하 3층, 지상 16층 규모의 D빌딩은 지난해 2월말부터 1개층을 제외하곤 모두 공실(空室)로 남아있다가 지난해 11월 벤처기업 창업 지원 전문업체인 H사가 입주해 현재 1층을 제외한 모든 층의 입주가 끝난 상태다.
지하철 2호선 선릉역 인근의 지하 5층, 지상 15층 규모의 또 다른 D빌딩은 지난해 11월말부터 10개층이 비어 있었으나 최근 벤처창업지원회사가 K사가 입주 계약을 체결하면서 100% 임대가 완료됐다.
이처럼 빌딩 공실이 채워져가면서 공실률도 기록적인 수준으로 낮아지고 있다. 건물임대정보 전문업체인 두나미스가 테헤란로 주변 7층 이상 건물 100개동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10월 4.7%였던 공실률이 26일 현재 2.8%로 낮아졌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관리 체제 이전(10.0%) 수준은 물론 자연공실률(5.0%)보다 낮은 것이다.
㈜신영의 박진구 차장은 “작년 말 코스닥 활기를 띠면서 벤처기업들 사이에 사옥확보 바람이 불었다”며 “최근에는 최소한 1∼2개월 전에 사전예약해야 사무실을 겨우 얻을 수 있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임대료도 급등하고 있다〓공실률이 급감하자 빌딩 임대료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데 두나미스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평당 임대료는 10월 270만원에서 11월 279만원, 12월 291만원, 1월26일 현재 300만원으로 상승했다.
특히 테헤란로와 강남대로가 교차하는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사거리 및 무역전시장(KOEX)과 인터콘티넨탈, 무역센터 등이 위치한 지하철 2호선 삼성역 주변 역세권 빌딩의 임대료는 평당 400만∼450만원에 달할 정도다.
부동산114의 김희선이사는 “테헤란로 주변의 신규 공급물량보다는 이전해오고자 하는 수요가 훨씬 많은 상태”라며 “이런 상황은 최소한 1∼2년 이상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이사는 또 “테헤란로 대로변의 경우 공실이 없을 정도”라면서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이면도로변 소규모 빌딩을 찾아보거나 송파구 소재 빌딩을 방문하는 게 좋다”고 충고했다.
▽테헤란로가 벤처 밸리가 되기까지〓테헤란로에 정보통신 관련 벤처기업들이 몰려들기 시작한 것은 90년대초.
당시 테헤란로를 따라 깔린 초고속 광통신망을 이용하려고 벤처 기업들이 몰려든 것으로 이후 지난해 말까지 이곳에 자리잡은 업체는 공식적인 통계는 없지만 줄잡아 200여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한 두 블록 정도 떨어진 지역과 양재∼포이밸리, 압구정동 등지의 벤처기업을 합할 경우 1,300∼1,500여개가 일대에 몰려 있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