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교통선진국/전문가 기고]"운전자-보행자는 파트너"

  • 입력 2000년 2월 1일 10시 04분


독일 본시에 위치한 독일교통안전공단(DVR). 독일의 교통안전정책을 마련하고 운전자를 교육시키는 사령탑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 공단의 작클렌 라크로이(40·여) 국제협력관은 “운전자가 안전벨트를 매거나 헬멧을 쓰는 것은 습관처럼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는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습관이 될 때까지 강력한 의지를 갖고 지속적으로 규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독일의 예를 들며 정부의 역할을 특히 강조했다.

독일도 60년대 말까지는 교통후진국이나 다름 없었다. 당시 한해 교통사고 사망자가 동서독 합쳐 2만명에 육박했다. 그러나 현재 통일 독일의 교통사고 사망자는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로 연간 8000여명선으로 줄었다는 것.

독일정부는 우선 72년 운전자들의 생각을 바꾸는 데 주력했다. 평소엔 규칙을 잘 지키지만 운전대만 잡으면 ‘사나운 늑대’처럼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방송 캠페인 등을 통해 ‘도로 위의 모든 사람들은 나의 방해물이 아닌 파트너’라는 인식을 집중적으로 불어넣었다.

이 결과 1만9000명에 달하던 사망자가 2년여 만에 1만5000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독일정부는 정신적인 각성만으론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 78년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사람들을 단속하기 시작했다. 이 결과 3년 동안 사망자가 3000여명이나 줄었다.

단속의 효과가 ‘약발’이 떨어지기 시작하자 다시그리고 83년 안전벨트 미착용자에 대해 40마르크(약 2만2000원)의 벌금을 물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사망률은 8000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라크로이 협력관은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현재 독일의 안전벨트 착용률은 96%에 달한다”고 말했다.

<본=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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