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팀보다 한시즌 늦은 97∼98시즌부터 프로농구에 뛰어든 LG는 무명에 가까운 선수들을 추슬러 정규리그 준우승을 차지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98∼99시즌에서도 비록 순위는 5위로 떨어졌지만 2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인기구단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올시즌 LG는 시련의 연속.
지난 시즌 득점왕을 차지한 용병슈터 버나드 블런트가 돌연 미국으로 돌아가 버리는 바람에 이충희감독의 시즌 밑그림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뿐인가. 새로 뽑은 용병 마일로 브룩스마저 불성실한 훈련 태도로 LG는 한때 9연패에 빠지며 하위권에서 벗어날 줄 몰랐다.
그러나 역시 LG는 젊은 팀. 이충희감독은 “우리는 젊다는 것밖에 없어요”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1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LG-현대 걸리버스의 프로농구 99∼2000시즌 4라운드 경기.
LG가 막판 숨막히는 접전을 자유투로 차근차근 정리해 82-80으로 승리를 거두고 3연승을 달렸다.
현대는 이날 패배로 지난달 27일 SK나이츠와 함께 공동선두를 이룬지 5일만에 또다시 2위로 내려앉았다.
4쿼터 초반까지는 한치앞도 내다볼 수 없는 접전. LG가 박규현과 쉔드릭 다운스의 레이업슛으로 점수를 벌어나가면 현대는 로렌조 홀과 조니 맥도웰이 골밑을 헤집고 들어가 골을 성공시켰다.
점수가 벌어진 때는 종료 3분전. 70-67로 3점차로 쫓긴 LG는 마일로 브룩스가 반칙을 범해 현대 맥도웰에게 자유투를 허용했으나 맥도웰이 모두 실투, 위기를 넘겼다. 이어 박훈근의 백도어 어시스트를 브룩스가 멋진 레이업슛으로 연결하며 달아났다.
현대는 용병들이 평상심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막판 역전할 수 있는 기회를 잃었다.
현대 홀은 종료 2분52초전 박훈근을 밀어제친 뒤 공으로 내려치려는 거친 행동으로 테크니컬 파울을 당하며 팀 분위기를 망쳤다.
한편 부산에서 벌어진 SBS 스타스와 기아 엔터프라이즈의 경기에서는 SBS가 82-79로 승리, 기아전에서만 올시즌 4전전승을 거두며 ‘기아 천적’임을 과시했다.
신세기 빅스-동양 오리온스의 부천경기에서도 최하위 신세기가 2쿼터부터 앞서나가 96-86으로 10점차 대승을 거두고 2연패에서 벗어났다. 동양은 이날 패배로 3연패에 빠져 플레이오프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창원=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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