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권순일/'가슴이 따뜻한 황제' 호나우두

  • 입력 2000년 2월 2일 19시 10분


“세상을 변화시켜야 하는 것은 가난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재정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가난을 종식시키는데 힘을 쓸 수 있도록 자극을 줘야 합니다.”

브라질태생의 ‘신 축구황제’ 호나우두(23·인터밀란). 지난해 11월 오른쪽 무릎 부상으로 수술을 한 뒤 그라운드를 잠시 떠나 있는 그가 유엔개발계획(UNDP)의 ‘희망의 대사’를 맡아 ‘가슴 따뜻한’ 봉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98년 유엔 홍보대사로 에이즈추방 캠페인에 참여했던 그는 지난해에는 전쟁의 참화를 입은 코소보를 방문해 학교에 필요한 물품 구입을 위한 기부금을 내놓기도 했다.

호나우두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빈민가 출신. 그는 평소 “어릴 때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공을 찼던 뼈아픈 경험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말하곤 했다. 그는 이번 ‘희망의 대사’를 맡아 “부유한 사람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프로그램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호나우두는 코소보에 이어 브라질과 아프리카 극빈 지역도 방문할 예정이다. 무릎 수술 결과가 좋아 조만간 그라운드에 복귀할 호나우두의 활약을 기대하는 세계 축구팬의 마음이 더욱 따뜻해진 듯 하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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