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손길승 회장이 1일 프로야구 팀 창단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힘에 따라 미국출장중인 손회장이 귀국해 ‘지시’를 내리면 곧바로 창단작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선수협 파동’으로 어수선한데다 처리해야 할 현안들이 산적해 있는 상황이라 시즌이 열리는 4월까지 2개월 안에 모든 일을 처리하기는 쉽지 않다.
90년 LG는 한달 만에 출범하기도 했지만 이는 기존의 MBC 청룡을 그대로 인수했기 때문.
우선 가장 먼저 처리해야 할 사항이 연고지 문제.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출해야 할 창단신청서에 연고지역을 명시해야 하는 데 SK가 어느 지역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진통이 예상된다. 일단 SK는 창업주의 고향인 수원을 선택할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인천과 경기, 강원도를 연고지역으로 삼고 있는 현대가 “수원을 양보하는 대신 서울로 가겠다”고 하면 큰 논란이 야기된다.
SK가 막바로 서울 입성을 희망할 때도 기존 두산과 LG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게 뻔해 연고지 문제는 원만한 창단작업을 가로막을 큰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
선수 수급방안도 빨리 해결해야 할 현안 가운데 하나. KBO는 쌍방울 선수들의 고용을 전원 승계하겠다는 방침이지만 SK가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 현재의 쌍방울 멤버로는 좋은 성적을 거두기 어려운 형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극심한 전력 차를 줄이기 위해 다른 7개 구단이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는 게 중론. 일정수의 구단 보호선수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를 데려갈 수 있다거나 차후 몇 년간 연고지에 상관없이 신인선수 우선 지명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등의 방안이 이사회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쌍방울 인수가 아닌 창단이기 때문에 가입금 문제가 제기된다. 86년 프로야구에 뛰어든 한화가 30억원을 제출했고 90년 쌍방울은 50억원의 가입금을 내놓았었다. SK가 과연 얼마의 가입금에 합의할지도 관심거리다.
<장환수·김상수기자>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