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상위권팀 '하위팀 딴죽' 겁나네

  • 입력 2000년 2월 2일 19시 10분


“무시하지마, 다쳐.”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한 순위 다툼에 여념이 없는 프로농구의 상위권팀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하위권팀의 ‘딴죽걸기’.

6강 진출을 위한 마지막 고비에서 하위권팀에 당하는 패배는 무엇보다 뼈아프기 때문.

올 시즌 하위권 팀에 가장 많이 시달린 팀은 단독 2위를 달리고 있는 현대 걸리버스. 현대는 1일 LG 세이커스와의 경기에서 80-82, 2점차로 무릎을 꿇어 SK나이츠를 제치고 단독 선두로 올라설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오히려 2위로 떨어졌다.

고비 때마다 하위권 팀에 일격을 당하는 현대의 징크스는 새해 첫날에도 있었다. 최하위 신세기 빅스와의 경기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91-96으로 무너진 것.

현대는 또 지난달 13일 SBS스타즈와의 경기에서도 75-79로 져 당시 1게임차이던 선두 SK와의 차이를 줄이지 못했다.

단독 3위에 올라 있는 삼성도 중요한 순간에 하위권팀에 번번이 발목을 잡힌 악몽이 있다.

삼성은 지난달 1일 8위 SBS와의 경기에서 2차 연장전까지 갔지만 82-87로 져 3위에서 4위로 하락했었다.

4위를 달리고 있는 기아는 올 시즌 강동희의 부상, 3점슈터 김영만과 정인교의 부진으로 하위권팀의 ‘밥’이 되고 있다.

시즌 중반 9연패의 수렁에서 탈출해 최근 4연승의 호조를 보였던 기아는 1일 SBS에 79-82로 져 5연승의 기회를 놓쳤다. SBS 김인건감독은 “올 시즌 10개구단 모두가 전력이 평준화됐기 때문에 상위권팀이 일방적으로 하위권팀을 상대로 승수를 쌓는 것은 힘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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