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은 인터넷이 우리 일상생활 속으로 얼마나 깊숙이 들어왔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이제 사람들은 더 이상 "이메일이 뭐야?"라거나, "너 인터넷 할 줄 알아?"라고 묻지 않는다. 인터넷이나 이메일이 더 이상 낯선 기술이나 우리와 동떨어진 매체가 아니라 생활의 편리를 돕는 '도구', 더 나아가 생활의 일부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인터넷은 산업혁명 시대의 증기기관이나 20세기 기술 진보의 견인차인 전기에 비유될 만큼 우리 생활 구석구석에서 조용한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1) 원하는 만큼 빠르게 뉴스를 접할 수 있다
인터넷이 몰고 온 '속보(速報)'의 위력은 정말 대단하다. 지난해 8월 기자들이 터키 대지진 현장에 미처 도착하기도 전에 그곳에 있던 목격자들은 지진 관련 소식들을 BBC와 CNN에 알렸다. 인터넷이 없었다면 미국의 '드러지리포트'(http://www.drudgereport.com)나 '딴지일보'(http://ddanji.netsgo.com)도 없었을 것이다. 클린턴의 섹스 스캔들이 그처럼 적나라하게 공개되는 일도, 스캔들 수사 결과인 '스타 보고서'가 단 이틀 만에 600만명에게 공개되는 '기록'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코소보 사태에서도 인터넷은 가장 빠르고, 가장 위력적인 미디어로 각광받았다. 세르비아 정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비롯한 서유럽 진영의 보도전에 역공세를 펴기 위해 공식 웹사이트(http://www.serbia-info.com)를 운영했으며, 단순한 선전전을 넘어 '해커전(戰)'까지 벌이기도 했다.
▲관련 사이트= BBC뉴스: http://news.bbc.co.uk, CNN: http://CNN.com, 뉴스 따라잡기: http://news.hanmir.com, 딴지일보: http://ddanji.netsgo.com
(2)쌍방향, 혹은 대화형 데이터의 물결
인터넷 이용자들의 가장 큰 화제 중 하나는 '대역폭'(Bandwidth)이다. '데이터를 주고받는 속도'를 가리킨다. 대역폭이 클수록, 다시 말해 데이터를 주고받는 속도가 빠를수록 좋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아직도 전화선이 대세다. 지금 기술로 아무리 데이터를 압축해 봐야 전화선으로는 56kbps 속도밖에 나오지 않는다. ISDN(종합디지털네트워크)이나 케이블 네트워크 등이 있지만 아직 소수에 그치고 있다. 요즘 부쩍 각광받는 것은 'ADSL'. 일반 전화선을 이용하면서도 최대 10Mbps 속도까지 가능한 '비동기식 디지털 가입자 회선'이다. 국내에서는 하나로통신이 ADSL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이른바 'IMT2000'으로 불리는 차세대 휴대전화의 기술 표준은 '언제 어디에서나' 인터넷과 접속할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멀티미디어' 통화를 가능케 함으로써 진정한 '정보사회'를 실현할 전망이다.
(3)마우스 클릭으로 끝내는 쇼핑
사람들 몰리는 곳은 대체로 피곤하다. 쇼핑몰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고객'들. 바겐세일 중의 백화점은 어떤가.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인파에 압도되어 아예 쇼핑할 엄두조차 내지 못할 때도 있다.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쇼핑'은 그러한 피로를 말끔히 해결했다. 줄 설 필요도 없고, 발품팔 일도 없다. 게다가 인터넷 쇼핑은 '연중무휴'에 '상설할인'까지 된다. 경매/역경매 사이트들도 인기다(역경매는 말 그대로 일반적인 경매와 반대로 살 사람이 값을 부르면 팔 사람(또는 기업)이 그에 맞춰주는 방식이다).
▲관련 사이트= 이베이: http://www.ebay.com, 아마존: http://www.amazon.com), 프라이스라인: http://www.priceline.com, 옥션: http://www.auction.co.kr, 와와: www.waawaa.com, 삼성몰: www.sism.co.kr
(4)온라인 진료 시대
우리가 효과적인 다이어트 방법을 몰라 고민하든, 스트레스나 알레르기 치료법을 알고 싶어 하든 인터넷은 더없이 친절한 상담가 노릇을 거뜬히 해낸다. 비록 환자(인터넷 이용자) 혼자 인터넷에 접속해 자기 몸 상태를 진료 받고, 그에 따른 처방을 받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적어도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풍부하고 친절한 질병 치유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관련 사이트= ①의료 조언: http://www.patient.co.uk, ②수술 장면을 온라인으로 볼 수 있는 '건강 네트워크': http://www.thehealthnetwork.com, ③인터넷 의사 '쿠프 박사': http://www.drkoop.com, ④의료 조언 '건강샘': http://www.healthkorea.net
(5)일주일 24시간, 따로 근무시간이 없다
24/7. 인터넷이 몰고 온 가장 큰, 그러나 놀라울 만큼 눈에 잘 띄지 않는 변화가 바로 이것이다. 24는 하루 시간, 7일은 일주일을 가리킨다. 다시 말해 일주일 24시간을, 특별히 정해진 근무 시간 없이 무작위로, 제멋대로, 내키는 대로 경영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각자의 취향과 업무 성격에 따라, '유연하게'(이것이 중요하다), 일주일 24시간을 활용하는 것. 요즘 유행어로 하자면 'N세대'식 삶이다.
(6)엔터테인먼트의 중심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를 어떻게 번역해야 할까? 연예? 오락? 여흥? 놀이?
어쨌든 분명한 것은 인터넷이 엔터테인먼트의 중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영화 및 연예인 정보 사이트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자기 자신을 모델로 한 이른바 '셀프 카메라'나 '웹캠' 등은 비단 남을 즐겁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 즐기기까지 하는 새로운 엔터테인먼트의 양식을 보여준다. 제니퍼라는 여성의 인터넷판 '셀프 카메라'인 제니캠(http://www.jennicam.org/)이나, 매력적인 여성 여섯 명의 기숙사 생활을 생중계하는 '보이어돔'(http://www.voyeurdorm.com/) 등은 그 중에서도 높은 인기를 누리는 사이트들이다. 그뿐이 아니다. 비행기 멀미에 대비한 위생봉투만 모아 소개하는 사이트가 있는가 하면, 달에 대사관을 만들고(비록 인터넷 안에서지만) 비즈니스를 시작한 사이트(http://www.moonshop.com)까지 등장했다.
▲관련 사이트= 스타트렉 컨티뉴엄: http://www.startrekcontinuum.com/startrek.asp, 속옷 차림을 보여드립니다: http://www.interactiveunderwear.com, 긴머리를 좋아하는 사람들: http://www.tlhs.org
(7)어디로든 여행갈 수 있다
여행과 관련된 비즈니스는 인터넷으로의 전향이 가장 빨리 진행된 분야로 꼽힌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익스피디아 같은 곳은 이미 막대한 매출액을 올리고 있다. '론리 플래닛', '러프 가이드' 등 익히 알려진 여행 정보 사이트들도 인기다. 그러다 보니 여행 사이트에서도 독특한 분야나 특정한 주제에 집중한 곳들이 점점 더 늘고 있다. 가령 피라미드에 대한 정보를 깊이 캐고 싶다면 '투어 이집트'(http://www.touregypt.net)를 찾는 편이 현명하고, 러시아 허미티지의 컬렉션을 감상하고 싶다면 '허미티지 박물관' 사이트(http://www.hermitagemuseum.org)에 접속하는 것이 좋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날씨를 알고 싶다면 어스캠 사이트(http://www.earthcam.com)에 들어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관련 사이트= 여행 정보: http://travel.yahoo.com, 싼값에 여행 관련 책을 사려면: http://www.lastminute.com, 가상 박물관: www.artmuseum.net
(8)'주문형 음악' 시대
인터넷의 영향력을 가장 크게 실감한 분야가 바로 음악이다. 특히 CD에 버금가는 음질의 파일을 인터넷으로 자유롭게 유통할 수 있게 한 MP3 포맷은 인터넷 안의 또다른 혁명에 가까웠다. 인기 가수들이 MP3 파일로 새 노래를 발표하는 일도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됐다. 지난 10월에 인터넷을 통해 열린 자선 콘서트 '넷에이드'(http://www.netaid.org/)에 로비 윌리엄스, 조지 마이클 같은 최고 가수들이 선뜻 참여한 것도 그러한 인터넷의 위력을 실감한 결과였다. 저작권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지만, 인터넷이 '인류 역사상 가장 크고 방대한 뮤직박스'로 떠올랐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관련 사이트= ①MP3: http://www.MP3.com, ②소리뿐 아니라 그림도 함께 봅시다: http://www.real.com, ③TV 좀 볼까요?: http://www.broadcast.com
(9)직장이 내 손 안에!
'인터넷을 모르면 직장도 못 잡는다'.
얼마 전까지도 이 말은 언론이 즐겨 쓰는, 조금은 부풀려진 말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허풍도, 거짓도 아니다. 엄연한 진실이 돼 버렸다. 인터넷의 사이버스페이스 안에서 구인(救人)과 구직(求職)이 이뤄지는데, 발에 물집 잡히도록 이 회사 저 회사 찾아다니면 뭘하나. 이미 '상황 끝!'인데….
▲관련 사이트: 구인/구직 정보의 집대성: http://www.monster.com, 커리어 모자이크: http://www.careermosaic.com/, 노동부 워크넷: http://www.work.go.kr, 매경 스카우트: http://www.mk.co.kr/scout/, 취업 전문지 리크루트: http://www.recruit.co.kr (*)
김상현<동아닷컴 기자>dotcom@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