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건강]허약한 아이에 필요한 어린이 보약 A to Z

  • 입력 2000년 2월 3일 23시 40분


어린이 보약에 대해 궁금한 점 -생후 몇 개월부터 먹여야 되나? 어릴 때 보약을 먹으면 머리가 나빠진다는 속설이 있다. 그러나 이는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다. 아기는 태어날 때 엄마로부터 면역 글로불린을 받는다. 출생 후부터 이 면역체는 점점 줄어드는데 가장 적어지는 시기는 생후 6~12개월까지다. 면역체가 줄어드는 시기가 아기가 처음 보약을 먹어야 하는 시기. 아기에 따라 다르지만 안심하고 아이에게 보약을 먹일 수 있는 시기는 생후 12개월부터다. 그 전에라도 특별한 질병이 있을 때는 진단을 받은 후 한의사의 처방에 따라 먹일 수 있다. -어떤 증상이 있을 때 먹여야 하나? 건강한 아이가 보약을 먹는다고 부작용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건강하고 별탈없이 잘 자라는 아이에게 굳이 보약을 먹일 필요는 없다. 그러나 허약한 아이에겐 보약으로 기초체력을 튼튼히 해주는 게 좋다. 보통 허약한 아이들이 보이는 증상은 비슷한 병에 자주 걸리고 나이에 비해 발육이 늦은 경우, 감기를 달고 살다시피 할 경우,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잘 깨며 잠꼬대 등의 신경 증상이 있는 경우, 특별한 증상이 없는데 식은땀을 많이 흘리는 경우, 열이 자주 오르는 경우다. -얼마만큼 어떻게 먹여야 할까? 보통 나이에 따라 먹이는 게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1살은 1첩, 2살은 2첩을 먹인다. 약을 먹일 때는 농도를 짙게 하여 생후 12~24개월은 티스푼으로 1숟가락씩 하루 세 번 먹이고, 만 2~3세는 티스푼으로 2숟가락씩 하루 세 번 정도 먹이는 게 좋다. 또 식후 1시간 후에 먹이는 게 약의 흡수에 좋다. 단 한의사의 특별한 처방이 있을 경우 식전 또는 식사와 식사 사이에 먹이는 경우도 있다. 온도는 체온과 비슷한 정도로 차지 않게 먹여야 한다. -보약을 먹이기 좋은 계절이 따로 있나? 보통 봄과 가을에 먹이면 좋다고들 하나 반드시 이 때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계절보다는 아이가 약을 먹을 수 있는 상황인지를 가리는 것이 중요하다. 당장 아이가 허약한데 봄, 가을을 기다리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또한 설사를 자주 하거나 소화가 안되는 등의 질병이 있을 때는 질병을 치료하고 약을 먹이는 것이 좋다. -약 먹기 싫어하는 아이는 어떻게 하나? 아이 보약은 성인과 달리 아이들이 먹기에 좋도록 단맛이 나고 맛이 좋은 약재를 사용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아이들이 보약 먹기를 힘겨워하지 않는다. 그래도 보약을 먹기 싫어하는 경우라면 달인 한약액을 세겹으로 접은 거즈에 여과시키거나 유리컵에 담고 한동안 놔둔 다음 위의 맑은 부분을 먹인다. 또는 한약에 설탕을 타서 먹인다. 백설탕보다는 흑설탕이 좋다. 꿀을 타서 먹일 수도 있지만 꿀은 체질에 민감한 식품이므로 꿀을 탈 경우는 한의사와 상의하여 사용해야 한다. 젖먹이 아이라면 분유에 타서 먹여도 괜찮다. -주의해야 할 음식은? 대부분 보약을 먹을 땐 닭고기나 돼지고기, 밀가루 음식을 삼가야 한다고 알고 있다. 이는 약의 효능을 약화시키거나 약의 흡수를 방해하는 식품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약을 먹일 때는 위 세 가지 음식은 먹이지 않는 것이 좋다. 이외 빙과나 청량음료 등 찬 음식도 가급적 먹이지 않는 것이 좋다. 찬 음식은 위나 장의 혈액순환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보약 먹일 때 주의해야 할 점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먹이지 않아야 한다. 위장이 적당히 비었을 때 약의 흡수율이 높기 때문이다. 또 아이가 과로하거나 지나치게 놀지 않도록 주의하고 약을 먹는 도중 아이가 크게 놀라거나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약을 제대로 달이려면? 요즘은 서비스 차원에서 아이들의 한약을 달여주는 곳이 있지만 아이들의 한약은 양이 적기 때문에 한의원에서 달여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집에서 약을 달일 때는 한약 한 첩을 넣고 물 두 대접 정도를 붓는다. 한 첩을 달였을 때 커피잔 한 잔 정도 분량의 약이 나오게 하면 적당하다. 찌꺼기는 짜지 말고 걸러야 한다. 짜면 찌꺼기가 나오게 되는데 이는 위를 자극해 복통, 소화불량,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용기로 철제나 알루미늄 제품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철이나 알루미늄은 약품의 성질을 산회시켜 약의 효능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전기약탕기보다는 질그릇으로 된 약탕기나 사기냄비에 달여야 약이 더 잘 우러난다. 달이는 시간은 증상에 따라 다르므로 한의사의 처방에 따라야 한다. -이럴 땐 이런 약을 활동력이 떨어지고, 식은땀이 자주 나며 움직이기 귀찮아할 경우-보기약 기를 보충해주는 약으로 인삼, 황기, 백출, 백복령 등을 위주로 한 사군자탕, 보중익기탕 등이 대표적인 처방이다. 안색이 누렇고 손톱과 입술이 창백하며, 손발이 냉하고 자주 어지럽다고 할 경우-보혈약 혈을 보충해주는 약으로 당귀, 숙지황, 천궁, 백작약 등을 위주로 한 사물탕, 대영전 등의 처방이 있다. 잘 놀라고, 깊은 잠을 자지 못하며 체중이 감소할 경우-보음약음을 보충해주는 약으로 숙지황, 산약, 산수유 등을 위주로 한 육미자황탕, 이음전 등이 대표적 처방이다. 대변이 묽고, 손발이 차며 아랫배가 아플 경우-보양약양을 보충해주는 약으로 부자, 계피, 회양 등을 위주로 한 팔미원, 보원탕 등이 있다.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단방요법 - 감기에 걸렸을 때 몸살 감기일 때는 갈근(칡뿌리) 30~40g을 물에 달여 하루 두세 번에 나누어 먹이고 땀을 푹 내게 한다. 코가 막히고 열이 나고 머리가 아플 때는 박하잎 30g을 물에 달여 하루 두 번에 나누어 먹인다. 열이 나고 두통기가 있을 때는 참깻잎 20~30g을 물에 달여 하루 두 번에 나누어 먹이고 땀을 푹 내게 한다. -두통에 시달릴 때 칡뿌리나 줄기를 가루내었다가 한 번에 한 숟가락씩 뜨거운 물에 타서 하루 세 차례씩 먹인다. 백작약 뿌리 4~5숟가락에 물 5컵 정도를 넣어서 끓여 약 3컵 정도로 만들어 하루 세 번에 나누어 먹인다. -배가 자주 아플 때 계내금(닭똥집 속껍질)을 부드럽게 가루 내어 한 번에 4g씩 하루에 세 번 먹인다. -체했을 때 더운 물 1000cc에 백반 10~20g을 섞어서 한 번에 한 숟가락씩 하루에 여러 번 나누어 먹인다. 흰나리 뿌리 80g과 설탕 100g을 물 500cc에 달여서 하루 세 번에 나누어 먹인다. -설사를 자주 할 때 도토리를 껍질은 버리고 알맹이만 물에다 이틀간 담가 놓았다가 이를 삶아 팥보숭이처럼 되면 여기에 설탕을 약간 넣어 먹인다. 물에 담가 놓을 때와 삶을 때 모두 쓴 성분이 빠지도록 물을 자주 갈아 주어야 한다. 끓인 물 300cc에 곶감 두세 개를 삶은 다음 물이 식으면 그 물을 수시로 먹인다. -화상을 입었을 때 화상을 입어 감염의 위험이 있을 때는 해조 혹은 황백 30g을 물 800~1000cc에 넣고 약한 불에 한 두시간 달인 물을 하루 세 번에 나누어 먹인다. 회복기에는 새살이 돋아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황기와 녹각 20~30g을 물 1000~ 1500cc에 붓고 두 시간 정도 달인 것을 한 번 분량으로 하여 하루에 두세 번 정도 먹인다. -코피가 자주 날 때 띠뿌리(백모근)를 한 번에 50g을 두 시간 정도 달여서 짠 것이 약 100cc가 되게 만든 다음 이것을 하루 세 번 나누어 먹인다. 연뿌리를 갈아 생즙을 내어 솜에 묻혀 콧구멍을 막아 주면 코피가 금방 멈춘다. -두드러기가 났을 때 무즙을 만들어 헝겊에 싸서 두드러기가 생긴 곳에 문질러 주면 가려움이 덜하고 잘 낫는다. 습관적으로 두드러기가 생기면 평소에 결명자차를 진하게 달여서 보리차처럼 하루에 두세 차례씩 먹인다. -비염 증상이 있을 때 껍질을 벗기지 않은 도라지를 삶아서 그 물을 먹인다. 통째로 말린 수세미를 달여서 먹이거나 줄기를 잘라서 거기에서 나온 물을 받아서 먹여도 좋다. -천식 인삼 40g을 부드럽게 가루내어 한 번에 4g씩 하루에 두 번 식전에 먹인다. -야뇨증 구운 은행 열매 5~6개씩을 잠자기 서너 시간 전에 먹인다. -태열 호박 덩굴 40g을 물에 달여 하루 두세 번에 나누어 먹인다. 뽕나무를 태워서 낸 재를 따뜻한 물에 풀어 태열 부위를 담근다. ◇전문가 조언 “아이 약을 지을 때는 반드시 한의원에 아이를 데리고 간다” 김영인<영인한의원 원장> 독감이 유행일 때 꼭 독감에 걸리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탈없이 지내는 아이가 있다. 어른 역시 잔칫집에 가서 똑같은 음식을 먹고도 탈이 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무렇지도 않은 이도 있다. 이는 대부분 저항력의 차이다. 그러므로 어렸을 때 저항력을 키워주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하다. 저항력을 키우는 일은 꼭 보약으로만 하라는 법은 없다. 합리적인 식생활, 규칙적인 운동 등도 저항력을 키우는 방법이다. 자연의 힘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맑은 공기를 많이 마시고, 햇볕을 충분히 쬐고, 냉수 마찰을 하는 것은 어린이들이 충분히 누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누리지 못하고 있는 자연을 이용해서 저항력을 키워 주는 방법이다. 맑은 공기를 마시면 기관지염이나 폐렴과 같은 호흡기 병에 걸리는 일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정신을 맑게 해주고 신경 계통의 긴장을 높여 준다. 보약으로 저항력을 키워주고자 할 때 가장 유의해야 하는 점은 아이의 체질에 맞는 약을 먹이는 것이다. 간혹 약을 지으러 오며 아이를 데리고 오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모든 보약이 모든 사람에게 좋은 것이 아니므로 이는 올바르지 못한 치료법이다. 보약은 경우에 따라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으므로 이 점은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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