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21세기 경제산업정책비전]"고령화로 25년간 뒷걸음성장"

  • 입력 2000년 2월 7일 19시 57분


일본경제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앞으로 일본경제의 부침은 산업구조개혁과 ‘작은 정부’ 실현 여부에 달려 있다.

일본 통산상 자문기구인 산업구조심의회는 이 같은 내용의 ‘21세기 경제산업정책 비전’ 최종보고서를 마련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7일 보도했다. 2025년까지의 경제전망과 과제를 담은 이 보고서는 다음달 발표된다. 다음은 그 요지와 특징.

▽보고서 요지〓(어린이가 줄고 노인이 늘어나는) ‘소자(少子)고령화’로 일본경제는 전환점에 서 있다. 현재와 같은 상태라면 향후 25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것이다. 그러나 산업구조개혁과 ‘작은 정부’가 실현되면 인구감소 등 제약조건에도 불구하고 연평균 2%가량의 실질경제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

향후 일본의 산업구조는 제조업에 강점이 있는 일본 기업의 특성을 바탕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하는 디지털가전 등 ‘서드 웨어(제3의 상품군) 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경제사회구조 개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재택의료 유전자진단 복지 가사대행 등 ‘고령사회 산업’ △환경보전 공해방지 폐기물처리 등 환경산업 △게임 만화 음악 영화 스포츠 관광 등 ‘감성 산업’이 크게 발전할 것이다. 시장규모는 △고령사회 산업이 1998년의 39조엔에서 2025년에 112조∼155조엔으로 △환경산업이 15조엔에서 60조엔으로 △감성산업이 31조엔에서 49조∼73조엔으로 급증할 것이다. 2025년까지 연평균 0.6%씩 노동력이 줄어도 정보화투자와 연구개발비를 연 7%씩 늘린다면 노동력 감소를 상쇄할 수 있다.

▽보고서 특징〓이번 보고서는 1960년부터 실시해온 ‘통상 및 산업정책 비전’이 10년 단위였던 것과 달리 처음으로 분석기간을 25년으로 늘렸다. 새 천년을 맞은데다 일본이 직면한 현실에 대한 심층적 분석과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보고서는 특히 과감한 구조개혁으로 ‘새로운 일본형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 경제산업정책의 지향은 경쟁력 있는 ‘다(多)참여사회’의 형성과 경제사회시스템 경쟁력 강화. ‘다참여사회’란 행정기관과 기업 외에 고령자 여성 비영리조직 등을 경제활동 담당자로 추가한 사회를 말한다. ‘서드 웨어 산업’ 육성은 정보기술(IT)혁명으로 미국이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강점을 살려 독주하는 현실에 대항하기 위해 일본의 강점을 최대한 살리겠다는 의미를 지닌다.

1960년대의 보고서는 미국 경제를 추격하고 추월하기 위한 중화학공업화의 추진을, 70년대는 지식집약화를 이념으로 내걸었다. 80년대는 경제대국에 걸맞은 국제사회 공헌, 90년대는 여유 있고 풍요로운 생활을 목표로 제시했다.

<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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