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드래프트에서 각각 1,2,4번의 지명을 받고 화려하게 NBA에 입성한 세명의 루키들은, 당당히 팀의 주전자리를 꿰차고 알찬 루키시즌을 보내고 있다.
정규시즌이 이제 겨우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 신인왕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성급한 감이 없진 않지만,이변이 없는 한 이들 3명의 선수가 가장 많은 득표를 할 거라는 가정하에 세명의 신인왕 후보의 중간평가를 해본다.
▼앨튼 브랜드 ▼
시카고 불스에 의해 1라운드 1번으로 지명된 앨튼 브랜드는 시즌개막후 지금까지 치른 44번의 경기에서 모두 스타팅으로 출전하여 평균 18.2득점, 9.8리바운드, 1.5블록 슛을 기록. 득점은 토니 쿠코치(18.9)에 이어 팀내 2위이고, 리바운드와 블록 슛은 팀내 수위를 기록중.
2m3, 117.9kg의 브랜드는 파워 포워드로는 작은 키에도 불구, 빠른발과 강한 근성으로 상대 '빅맨'들과의 골밑대결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줘 '몰락한' 불스왕조의 미래를 이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코트의 악동' 찰스 바클리의 전성기를 연상시키는 플레이를 보여준다는 평을 듣는 브랜드는 바클리의 최대 약점으로 지적되는 수비능력까지 갖춰 노력여하에 따라 슈퍼스타로 발돋음할 가능성이 보인다.
듀크대 2학년때 팀내 득점(17.7) 리바운드(9.8) 블록 슛(86) 에서 1위를 기록, NCAA(미국대학체육협회) 결승진출을 이끈 브랜드는 듀크대 역사상 300개 이상 필드골을 성공시킨 선수중 성공률 1위(.621) 블록 슛 5위(113개)에 오르는 기록을 남겼는데, 놀라운 점은 그가 불과 2년간의 대학생활에서 이런 성적을 올렸다는 것. 또한 브랜드는 듀크대 출신중 NBA드래프트에서 처음으로 전체 1번을 지명받았는데, 91년과 92년 듀크대가 NCAA타이틀을 2연패할 당시 주축이었던 크리스천 레이트너와 그랜트 힐도 92년 드래프트와 94년 드래프트에서 각각 3번으로 지명됐다는 걸 상기하면 브랜드의 가치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앨튼 브랜드가 신인왕 경쟁에서 불리한 점은 그가 속한 시카고 불스의 성적. 8일현재 10승 35패로 동부지구 꼴찌를 달리고 있는 시카고 불스는 TV 생중계에 거의 선을 못보여 팬들에게 자신을 알릴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
▼스티브 프랜시스 ▼
찰스 바클리의 부상과 아킴 올라주원의 노쇠화로 강팀의 이미지가 퇴색한 휴스턴 로켓츠에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스티브 프랜시스는,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포인트 가드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아 무리없이 팀을 조율하고 있다. 1m91의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앨런 아이버슨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인사이드 돌파를 구사하는 프랜시스는 패싱능력과 유연한 볼 핸들링에 코트비전을 함께 갖추고 있으며, 무엇보다 이기적이지 않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뉴저지 넷츠의 스테판 마버리를 생각해보라.이기적인 포인트 가드는 개인 성적은 올릴 수 있겠지만 팀 성적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3년간 학교 3곳을 옮겨다닌 프랜시스는 매릴랜드대 3학년을 마치고 NBA드래프트에 응시, 밴쿠버 그리즐리스에 1라운드 2번으로 지명된다.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전체 1번으로 뽑힐 거라는 기대를 받았던 프랜시스는 시카고가 허약한 골밑보강을 위해 앨튼 브랜드를 선발하자 밴쿠버 합류를 거부, 밴쿠버 그리즐리스와 휴스턴 로켓츠 그리고 올랜도 매직간의 3각 트레이드를 통해 휴스턴에 합류하게 된다.그는 43경기 모두 스타팅으로 출전,확실한 주전 포인트 가드로 뿌리내린 프랜시스는 평균 18.3 득점, 7.1 어시스트, 1.51개의 스틸을 기록, 평균득점과 어시스트에서 루키들중 1위를 달리고 있어 84-85시즌 마이클 조던이후 처음으로 신인들중 득점과 어시스트 두부문에서 1위를 기록하는 선수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1월 넷째주 '금주의 선수'로 뽑혀 루키들중 가장 먼저 금주의 선수가 된 프랜시스는 1월 28일 골든스테이트전에서 25득점, 17리바운드, 14어시스트를 올리며 첫 트리플 더블을 기록, 전천후 플레이어로서의 면모도 보여줬다. 다만 그에게 아쉬운 점은 경기당 4개에 달하는 턴오버 숫자이다. 포인트 가드의 능력을 판단하는 ATR수치가 1.775로 작년 NBA 포인트가드의 평균인 2.53에 크게 떨어진다는 점은 그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선결과제.
▼라마 오돔 ▼
만년 꼴찌팀 LA 클리퍼스가 중위권 도약의 기대를 안고 1라운드 4번으로 지명한 라마 오돔은 이번시즌 데뷔한 신인들중 기량면에서 단연 돋보이는 선수. 2m8의 포워드 라마 오돔은 99.8kg에 불과한 몸무게를 조금 더 보강해야 골밑싸움에서 살아남을 것 같다.
오픈코트 게임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오돔은 최근에 기복이 심한 플레이를 자주 보여주고 있어 아직은 성장 가능성이 더 큰 선수로 분류해야 할 듯. UNLV(라스베이거스대)에서 로드아일랜드대로 전학한 후 한시즌만 마치고 NBA드래프트에 나온 오돔의 나이를 생각하면 그의 성장가능성은 무한해 보인다. 올시즌 46게임에서 스타팅으로 출전, 평균 37.1분을 뛴 오돔은 16.7득점, 7.8 리바운드, 3.7 어시스트를 기록.
박해식<동아닷컴 기자>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