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기업 출생과 성장]필립모리스/'말보로'로 우뚝

말보로 담배로 유명한 미국 필립모리스사의 역사는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1847년 영국 런던 본드가에 담배가게를 연 필립 모리스는 러시아 터키 이집트 등의 담배 전문가를 초청, 최고급 담배를 만들면서 명성을 쌓았다. 당시 그가 내놓은 캠브리지와 옥스포드 블루는 탁월한 담배맛으로 애연가를 사로잡았다.

빅토리아 여왕은 왕실의 유일한 흡연가였던 아들 에드워드 7세를 위해 필립 모리스를 왕실 전속 담배사로 삼기도 했다. 담배맛에 반한 에드워드 7세는 왕위에 오른 뒤 영국 왕실 문양을 필립 모리스의 로고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현재 필립 모리스가 사용하고 있는 회사 로고가 바로 당시 왕실의 문양에서 따온 것. 필립모리스가 미국 시장에 진출한 것은 1902년. 뉴욕에 회사를 정식으로 설립하면서 야심작으로 말보로를 선보였다. 영국의 한 고장에서 이름을 딴 말보로는 여성 전용 담배로 출시됐지만 처음에는 별 인기를 끌지 못했다.

그후 말보로는 카우보이를 내세운 광고와 함께 강인한 남성을 위한 담배로 이미지를 바꾸는 데 성공했고 필립모리스의 역사를 새로 쓰는 최고의 브랜드로 자리잡게 된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말보로의 브랜드 가치는 약 50조원으로 코카콜라와 맞먹는다. 초대형 다국적기업으로 성장한 필립모리스그룹은 현재 세계 최대의 담배업체인 필립모리스를 비롯, 세계 2위의 식품업체인 크래프트, 세계 3위의 맥주업체인 밀러 등으로 구성된다. 전세계 200여개 현지법인에서 15만4000여명이 근무 중. 98년 매출액은 744억달러. 말보로 버지니아슬림 팔리아멘트 등 담배 외에도 커피 맥스웰하우스와 맥심, 시리얼인 포스트, 슈샤드 초콜릿 등 3000여개 제품군을 갖고 있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