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유엔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AIDS 감염자수는 3360만명. 그 중 사망자는 1630만명이라고 한다. 놀라운 사실은 작년 한해 전세계적으로 감염된 사람 수가 560만명이나 되고 사망자도 260만명에 이른다는 것. 피해가 가장 큰 지역은 역시 AIDS발생지로 알려진 아프리카. 이 지역의 감염자수는 2352만명. 세계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그 중에서도 특히 사하라사막 이남 지역은 AIDS로 인해 지구촌에서 가장 처참한 비극의 땅이 되고 있다.
▷얼마 전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AIDS특집을 통해 아프리카의 경우 AIDS로 부모를 잃은 15세 이하의 고아만 하더라도 1000만명이 넘는다고 보도했다. 2차대전 후 유럽에서 발생한 전체 고아 수와 거의 같다는 것이다. 보츠와나 케냐 모잠비크 등 사하라사막 이남의 나라 평균수명은 AIDS 때문에 겨우 40세 근처를 맴돌고 있다는 통계다. 이 지역에는 AIDS예방이나 치료수단이 거의 없는데다 AIDS에 걸린 남자는 처녀와 하룻밤을 함께하면 낫는다는 허무맹랑한 얘기까지 퍼져 사태가 더욱 심각하다고 한다.
▷그러나 AIDS가 남의 얘기만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감염자도 작년말 현재 1063명으로 작년에는 그 증가추세가 예년의 3.5배나 됐다고 한다. 더구나 이는 공식적으로 확인된 수에 불과할 뿐 사실은 더욱 심각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실제로 작년 한해 국립보건원이 운영하고 있는 AIDS정보센터를 찾아오거나 전화로 상담한 사례가 5600여건에 이른다. 우리도 전세계가 벌이고 있는 AIDS와의 전쟁에 적극 동참할 때다.
<남찬순 논설위원>chansoon@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