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추위가 엊그제였는데 언제 그랬느냐는 듯 포근한 날씨다. 제주 성산 일출봉엔 온통 흐드러진 유채꽃 물결이라고 하니, 한라산의 잔설(殘雪)과 그 한기(寒氣) 속에서도 봄은 그렇게 소리 없이 오는가 보다.
하지만 봄은 그냥 오지 않는다. ‘우리 모든 기억을 배에 실어도 언 발 녹지 않아/…/뜨거운 설움이 떨어져/조금씩 얼음 풀리는 강’ (정복여의 ‘입춘’ 중)이라는 시인의 말처럼 설움이든 분노든 그 어떤 상흔(傷痕)을 딛고서야 강이 풀리는 법. 땅 녹고 강 풀리는 것이 어디 그리 만만한 일일까. 전국이 대체로 맑고 포근하겠다. 아침 영하6도∼3도, 낮 5∼12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