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가따라 환율 춤춰 ▼
▽원화강세 엔화약세 이중고〓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을 결정하는 최대변수는 역시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순유입 규모. 외국인들은 지난 한 주 동안 국내 주식 매입용으로 하루평균 1억5000만달러 이상씩 총 7억∼8억달러를 바꿔갔다.
1월에 이어 2월에도 무역수지가 적자를 낼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달러공급 우위 기조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 외환당국도 특정 목표치에 집착할 경우 시장왜곡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듯 강도높은 개입에 나서지 않았다. 이 결과 지난주 원화환율은 주요국 통화 중 가장 큰 폭인 1.39%(15.70원) 하락했다.
반면 엔화는 일본경제의 회복이 한계에 달했다는 우려가 퍼지면서 약세 분위기를 지속해 달러당 109엔선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원화와 엔화의 교환비율은 연초 1대 11에서 최근엔 1대 10.2까지 좁혀져 무역업계가 설정해둔 적정수출의 마지노선인 1대 10에 육박하고 있다.
▼ "너무 급상승" 인식 공유 ▼
▽앞으로 어떻게 될까〓환은경제연구소 신금덕 동향분석팀장은 “외환위기 충격에서 벗어나려면 경상수지 흑자기조 유지가 절실한 상태에서 원화가 강세를 띠는 것은 안 좋은 신호임에 틀림없다”고 걱정했다.
일단 14일엔 미국 주가하락 등의 영향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거래소시장에서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원화가치가 다시 하락세(원-달러 환율 상승)로 돌아섰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원-달러 환율 하락이 대세지만 외환당국의 개입 가능성과 무역수지 추이 등을 감안할 때 이달에 1100원대 아래로 내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씨티은행 최정혁차장은 “외국인들도 최근 원화가치가 단기간에 너무 빨리 올랐다는 인식을 갖고 있어 이달 환율은 달러당 1110∼1120원선에서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피치IBCA 등 외국계 신용평가회사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추가로 상향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고 국내 주식시장의 외국인 순매수 기조가 꺾일 가능성도 별로 없어 환율하락 압력은 상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원재기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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