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Technology]쓰기 편한 인터넷 접속장치 인기

  • 입력 2000년 2월 15일 20시 15분


아이 오프너, 아이 브라우, 아이 스테이션 같은 귀여운 이름을 지닌 이른바 인터넷 장치들은 사용법이 너무 쉬워서 컴퓨터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이다. 보통 수준의 마이크로프로세서와 그보다 조금 더 수준이 낮은 메모리를 갖춘 인터넷 장치들의 목적은 사용자가 싸고 빠르게, 그리고 쉽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사용의 편리를 위해서 인터넷 장치들의 펑크션 키는 대부분 그 기능이 미리 정해져 있다. 그래서 사용자는 정해진 키만 누르면 기상정보, 전자상거래, 뉴스 사이트는 물론 전자우편과 가상 주소록 등의 서비스에 쉽게 접속할 수 있다. 인터넷 장치로서는 가장 처음으로 시장에 선을 보인 아이 오프너(299 달러)에는 심지어 피자를 주문하는 펑크션 키까지 지정되어 있다. 이 키를 누르면 컴퓨터에 달린 10인치짜리 컬러 스크린에 사용자가 사는 지역의 피자집 웹사이트와 주문서 양식이 나타난다.

이 인터넷 장치들은 많은 전문가들이 PC 이후의 시대라고 부르는 시대를 앞장서서 맞아들이고 있다. PC 이후의 시대란 전통적인 컴퓨터가 더 이상 인터넷 접속의 유일한 수단이 아닌 시대를 말한다. 인터넷 장치처럼 PC 이후의 시대를 앞당기고 있는 것들로는 TV로 인터넷 접속을 하게 해주는 상자모양의 장치, 팜 VII 같은 휴대용 개인 데이터 관리장치, 웹 전화 등이 있다. 심지어 세가 사의 드림캐스트 같은 게임기도 새로운 시대를 앞당기는 데 한 몫을 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컴팩 에이서 등 컴퓨터 회사들은 회사의 크기를 막론하고 모두들 올 여름까지 인터넷 접속만 가능한 단말기를 시장에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이 단말기들은 대부분 200∼400 달러 선에서 가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예를 들어 특정 인터넷 서비스 사용자로 등록하는 대가로 이 단말기들을 무료로 제공할지 모른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올 여름에 아이 스테이션을 출시할 예정인 에이서 아메리카의 마이클 던스턴은 이러한 단말기가 “소비자들이 도저히 저항할 수 없는 사탕 같은 물건”이라고 말했다. 저렴한 가격의 인터넷 접속용 단말기인 아이 스테이션은 액정 컬러 스크린과 무선 키보드를 갖추고 있다.

인터넷 장치 제조업체들이 목표로 삼고 있는 고객들은 컴퓨터를 갖고 있지 않은 미국의 가정들이다. 거의 4800만 가구에 이르는 이들 가정들은 미국 전체 가구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곧 인터넷 장치를 내놓을 예정인 마이크로소프트 네트워크의 B J 라이즈랜드는 “우리는 그 48%의 사람들을 겨냥하고 싶다”면서 “사람들이 컴퓨터를 사지 않는 이유는 가격과 컴퓨터의 복잡성, 두 가지”라고 말했다.

인터넷 장치는 대부분 하드 드라이브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저장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그리 많지 않다. 또한 미국 시장을 겨냥한 인터넷 장치 중에는 CD롬이나 DVD롬,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 같은 입력 장치를 갖고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 따라서 인터넷 장치로 게임을 즐기거나 문서를 작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던스턴은 PC를 부엌의 가스오븐레인지에, 인터넷 장치를 커피 메이커에 비유했다. 그는 온갖 요리를 다 할 수 있는 “가스오븐레인지로 커피를 끓이는 것도 가능하지만 커피 메이커로 커피를 끓이는 편이 훨씬 더 쉽다”면서 “인터넷 장치도 오직 한두 가지 일만 훌륭하게 수행한다”고 말했다.

올해 출시될 인터넷 장치들은 대부분 노트북 컴퓨터처럼 생긴 납작한 모니터 키보드 56K 모뎀을 갖추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큐비드 테크놀로지가 7월에 출시할 예정인 큐비드 웹 태블릿은 기본적으로 터치 스크린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과연 인터넷 접속만 가능한 컴퓨터를 구매할 것인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그러나 컴퓨터 전문가들은 인터넷 장치들이 우리 주변에 지천으로 널려 있게 될 시기가 멀지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뿐만 아니라 토스터나 냉장고같은 가정용품까지도 인터넷과 연결되어서 이들이 주인은 물론 다른 집의 토스터나 냉장고하고도 대화를 나누게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http://www.nytimes.com/library/tech/yr/mo/circuits/articles/10nett.html)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