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강이 진출하는 99∼2000시즌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여기서 탈락한 4개팀은 3월 8일부터 4월 11일까지 벌어지는 ‘남의 잔치’를 구경하며 다음 시즌이 시작되는 8개월간 ‘백수’로 지내야한다.
공동 1위 SK 나이츠와 현대 걸리버스는 이미 남은 경기와 관계없이 정규리그 2위안에 들었다. 그 뒤를 잇는 삼성 썬더스와 삼보 엑써스도 이변이 없는 한 플레이오프 진출은 기정사실.
그러나 남은 플레이오프 티켓 2장은 ‘오리무중’. 나머지 중하위 팀의 ‘피튀기는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21일 현재 플레이오프 턱걸이를 하고 있는 팀은 공동 5위 3개팀. 기아 엔터프라이즈, LG 세이커스, 골드뱅크 클리커스가 모두 18승 22패로 똑같다. 이들보다 각각 1.5게임과 2게임차로 처진 SBS 스타즈와 동양 오리온스는 플레이오프 진출가능성이 끝났다고 할 수는 없지만 자력으로는 힘든 상태.
앞으로 정규리그 5게임씩을 남겨놓은 공동 5위 3팀은 공교롭게 서로간의 경기는 모두 끝내 직접 물고 물리는 경우는 없다.
세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여부에 열쇠를 쥔 선수는 김영만(기아), 박훈근(LG), 현주엽(골드뱅크). 이들의 활약도에 따라 운명이 바뀐다.
골드뱅크는 현주엽과 득점 1위 에릭 이버츠의 콤비 플레이가 날이 갈수록 척척 맞고 있다.
하지만 심한 감기몸살을 앓고 있는 현주엽과 허벅지 부상을 당한 이버츠가 얼마나 컨디션을 찾을 수 있느냐가 문제.
기아는 새로 뽑은 대체용병 루카스가 무릎이 안 좋아 제대로 뛸 수 없는 입장이라 온통 기대가 김영만에게 쏠리고 있다.
시즌 초반 부상 후유증으로 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그가 최근 서서히 살아나고 있기 때문.
한 때 9위까지 떨어졌던 LG는 13일 숙적 기아를 85-78로 꺾으며 되살아나 공동5위까지 올라왔다.
기아와 승률이 같더라도 상대전적에서 3승2패로 앞서 플레이오프에 3년연속 진출할 수 있다.
LG의 승부사는 ‘쟈칼’ 박훈근. 부산중앙고 시절 센터를 지낸 박훈근은 수비수가 떨어지면 외곽슛을 쏘고 붙으면 피벗으로 골밑슛을 시도하는 LG의 복덩어리. 그에게 수비를 집중시키면 양희승의 3점포가 살아나 상대팀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전창기자> jeon@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