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사가 김대통령의 취임 2주년(25일)을 앞두고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리서치 앤 리서치(R&R)’에 의뢰, 전국 20세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경제에 대한 낙관적 전망 때문인지 여당의 경제위기론이 별반 국민의 공감을 얻고 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총선이 김대중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라는 주장에 얼마나 공감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71.1%가 공감(매우 공감 13.1%, 공감하는 편 58%)한다고 답했다. 공감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26.2%에 불과했다.
또 “여당이 다수당을 차지하지 못하면 외국인이 주식을 팔고 주가가 폭락하는 등 경제 위기가 올 것이라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 동의하느냐”는 질문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6.9%로 “동의한다(23.8%)”는 응답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번 총선에선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경제’보다는 여전히 혼미를 거듭하고 있는 정치문제가 주 이슈로 등장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여론조사에서는 또 포괄적 의미에서의 ‘안정론’과 ‘견제론’을 비교 평가한 결과 여당이 내세우는 안정론에 공감한다는 응답이 45.6%로, 야당이 주장하는 견제론에 공감한다는 응답(37.8%)보다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총선시민연대의 낙천운동 등의 여파가 여전히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도 여론조사에선 드러났다. 각 당이 발표한 후보 공천 내용에 대해서는 △민주당의 경우 “공천을 잘했다” 30.1%, “잘못했다” 40.9% △한나라당의 경우 “잘했다” 25.7%, “잘못했다” 44.7% △자민련은 “잘했다” 19.2%, “잘못했다” 44.6%로 나타났다. 3당 모두 공천을 잘못했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특히 심한 공천 후유증을 겪고 있는 한나라당의 공천에 대한 평가가 가장 부정적이었다.
이번 총선에서 투표할 계획인지를 물은 결과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67.9%였고, “웬만하면 투표하겠다”는 답은 15.6%로 나타났다.
이밖에 차기 지도자로 선호하는 인물은 이인제(李仁濟)민주당선대위원장이 8.1%로 1위를 차지했고 이회창(李會昌)한나라당총재 7.3%, 김민석(金民錫)민주당의원 1.4% 순이었다.
이번 여론조사는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다. 여론조사는 한나라당의 공천발표(18일) 직후 후유증이 막 표면화되기 시작한 19일 실시됐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