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총선이슈 점검]"3당 공천 모두 잘못했다"

  • 입력 2000년 2월 22일 23시 52분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 ‘경제위기론’과 ‘안정론’을 이슈로 내세운 반면, 한나라당은 ‘김대중정부 중간평가론’과 ‘견제론’으로 맞서고 있다. 어느 당의 이슈가 보다 호소력을 발휘할까?

동아일보사가 김대통령의 취임 2주년(25일)을 앞두고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리서치 앤 리서치(R&R)’에 의뢰, 전국 20세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경제에 대한 낙관적 전망 때문인지 여당의 경제위기론이 별반 국민의 공감을 얻고 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총선이 김대중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라는 주장에 얼마나 공감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71.1%가 공감(매우 공감 13.1%, 공감하는 편 58%)한다고 답했다. 공감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26.2%에 불과했다.

또 “여당이 다수당을 차지하지 못하면 외국인이 주식을 팔고 주가가 폭락하는 등 경제 위기가 올 것이라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 동의하느냐”는 질문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6.9%로 “동의한다(23.8%)”는 응답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번 총선에선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경제’보다는 여전히 혼미를 거듭하고 있는 정치문제가 주 이슈로 등장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여론조사에서는 또 포괄적 의미에서의 ‘안정론’과 ‘견제론’을 비교 평가한 결과 여당이 내세우는 안정론에 공감한다는 응답이 45.6%로, 야당이 주장하는 견제론에 공감한다는 응답(37.8%)보다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총선시민연대의 낙천운동 등의 여파가 여전히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도 여론조사에선 드러났다. 각 당이 발표한 후보 공천 내용에 대해서는 △민주당의 경우 “공천을 잘했다” 30.1%, “잘못했다” 40.9% △한나라당의 경우 “잘했다” 25.7%, “잘못했다” 44.7% △자민련은 “잘했다” 19.2%, “잘못했다” 44.6%로 나타났다. 3당 모두 공천을 잘못했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특히 심한 공천 후유증을 겪고 있는 한나라당의 공천에 대한 평가가 가장 부정적이었다.

이번 총선에서 투표할 계획인지를 물은 결과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67.9%였고, “웬만하면 투표하겠다”는 답은 15.6%로 나타났다.

이밖에 차기 지도자로 선호하는 인물은 이인제(李仁濟)민주당선대위원장이 8.1%로 1위를 차지했고 이회창(李會昌)한나라당총재 7.3%, 김민석(金民錫)민주당의원 1.4% 순이었다.

이번 여론조사는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다. 여론조사는 한나라당의 공천발표(18일) 직후 후유증이 막 표면화되기 시작한 19일 실시됐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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