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여럿이 함께/신부전증 환자에 '삶의 희망' 선물

  • 입력 2000년 2월 23일 09시 14분


‘사랑의 장기기증운동 경인지역본부’(032 772-0101)가 운영하고 있는 ‘사랑의 인공신장실’은 신부전증 환자들에게 삶의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인공신장실은 신부전증 환자들에게 무료로 혈액 투석을 해주고 있다.

장기기증운동 경인본부는 지난해 3월 국내 최초로 인천 중구 전동 옛 인현동사무소 건물 1, 2층에 인공투석기 33대를 갖춘 사랑의 인공신장실을 개원했다. 그후 6개월만에 투석기 20대를 추가로 설치해 만성 신부전증 환자 150여명에게 혈액 투석을 무료로 해주고 있다.

만성 신부전증 환자들은 신장 기능의 약화로 혈액의 노폐물이 제대로 걸러지지 않아 몸이 붓는 등 수많은 합병증으로 고통받고 있다.

신부전증 환자는 현재로서는 신장을 이식받는 것이 가장 최선의 방법으로 통한다. 그러나 신장을 이식받을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해 인공 투석기로 매주 3차례 정도 피속의 노폐물을 걸러내야 한다.

그나마 혈액 투석을 위해 필요한 월 40만∼50만원의 병원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환자들은 고통의 나날을 보내다 죽음을 맞는 경우가 허다하다.

경인본부는 이처럼 사정이 딱한 환자들에게 삶의 희망을 갖도록 하기 위해 인공투석기 53대를 기증받아, 내과 전문의 1명과 간호사 19명으로 인공신장실을 운영하고 있다.

또 인공신장실을 찾는 환자들에게 점심을 무료로 제공하는 한편 노인이나 중증 환자들의 수송을 위해 15인승 버스 2대와 승합차 1대를 배치, 하루 2차례 인천 전역을 운행하고 있다.

무료투석 소식이 알려지면서 인공신장실에는 인천지역은 물론 서울과 경기 성남, 안산시 등에서 환자들이 찾아오고 있다.

경인본부의 운영비는 인천과 부천지역의 후원자 800여명이 내는 후원금과 바자회를 통한 모금 등으로 충당되고 있다.

본부측은 더 많은 신부전증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인공신장실을 신장을 이식할 수 있는 의료진과 기기를 갖춘 신장전문병원으로 발전시킨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92년 출범한 경인본부는 지난해 말까지 시신 17구와 장기 58개를 기증받았으며 1564명에게서 장기를 기증하겠다는 서약을 받았다.

최진호(崔珍浩) 장기기증운동 경인본부장은 “일부 병원에서 우리 신장실에 대해 ‘수준이 낮고 투석기가 낡아 큰 일 날 수 있다’는 등 근거없는 음해를 하고 장기기증운동을 방해하고 있으나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인천〓박정규기자>jangk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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