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이즈음이면 폐장 분위기가 감도는 스키장. 베이스지역은 팥빙수처럼 질척거리고 오후가 되면 슬로프는 넘어지면 옷이 젖을 정도의 습설로 변한다. 스키어도 크게 줄어 썰렁하다.
그러나 올시즌은 다르다. 설질과 기온이 1월과 다르지 않고 찾는 이도 크게 줄지 않았다. 잦은 눈과 규칙적으로 찾아온 강추위 덕분이다. 스키장측은 한 보름만 더 이런 날씨가 계속되면 폐장을 1주일정도 늦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주리조트를 보자. 올시즌 12월과 1월의 적설량은 98∼99시즌(5.6㎝)의 5.3배에 해당하는 29.6㎝. 대명비발디파크(강원 홍천)의 경우는 18일 현재 적설량이 평균적설량(15.1㎝)의 3배나 되는 44.5㎝를 기록했다. 휘닉스파크의 패트롤 김창용씨는 “올들어 거의 매주 주말을 앞두고 눈이 내려 슬로프는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더 이상 제설작업이 필요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용평리조트의 경우도 올시즌에는 잦은 강설로 22일 현재 슬로프의 설질은 가장 좋은 1월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 제설작업 담당자는“최근 4년중 올해만큼 늦스키 타기가 좋은 적이 없었다”면서 “요즘은 눈이 파인 곳만 부분적으로 인공설로 메우는 정도”라고. 베어스타운측도 눈이 많이 내려 설질은 12월보다 더 좋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처럼 슬로프 상태가 좋자 3월초나 중순 폐장할 계획이던 스키장은 폐장일 연기도 검토중. 휘닉스파크는 폐장일을 지난 시즌(3월 21일) 이후로 예상하는데 날씨추이에 따라 3월말까지 연기할 계획. 대명비발디파크의 한 관계자도 “아직 슬로프에 쌓인 눈이 많아 기온만 크게 오르지 않으면 한주일 더 개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용평 지산포레스트 양지파인 베어스타운리조트도 일단 폐장예정일은 정했지만 시즌연장에 대비중. 용평리조트는 3월 31일로 잡았지만 길면 4월중순까지도 연장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주리조트는 골프장 개장 준비로 일단 3월 13일부터 슬로프 5면만 남기고 13면은 닫는다. 그러나 슬로프 상태가 좋을 경우 열어둔 5면만큼은 가능한 한 늦게까지 폐장하지 않을 계획이다.
<횡계〓조성하기자>summ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