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이는 YS가 아니라 국가대표 축구팀 허정무감독이 한 말이다. 허감독은 일주일 전 북중미 골드컵 축구대회에서 돌아오는 길에 당장 대표팀을 개편할 계획은 없다며 그렇게 말했다. 골드컵에서 한국축구는 캐나다 코스타리카와 비긴 뒤 추첨에서 져 예선 탈락했다. 그렇지만 허감독의 말은 옳다. 다른 종목도 그렇겠지만 축구의 경우 단번에 갈아치우는 게 능사는 아니다. 노(老)는 몰라도 장(壯) 청(靑)은 조화를 이뤄야 한다. 이를테면 황선홍 홍명보의 노련미에 안정환 이동국의 패기가 어우러져야 제대로 된 팀이 되는 것이다.
▷독일의 마테우스는 며칠전 서른아홉 나이에 A매치(축구 대표팀간 경기) 144경기 출전이란 세계 기록을 세웠다. 우리도 홍명보선수가 A매치 105경기를 뛰긴 했지만 여전히 서른만 넘으면 ‘퇴물’ 취급을 하고 그런 분위기에서 선수들도 덩달아 ‘노장’ 시늉을 한다. 그러다보니 물갈이도 잦은 편이다.
▷총선시민연대 등 시민단체들의 낙천 낙선운동에 걸려든 정치인들은 이야말로 ‘인위적 물갈이’가 아니냐고 발끈한다. 그러나 우리 정치인들 중에 스스로 물러날 때를 알고 물러난 인물이 몇이나 되던가. 낡을 대로 낡고 썩을 대로 썩은 정치인도 자기 분수를 모르고 더 해먹어야겠다고 떼를 쓰는 꼴이니 유권자들이 ‘퇴장명령’을 내릴 수밖에 도리가 없는 일이다. 이젠 정말 유권자들이 두 눈을 똑바로 뜨고 ‘인위적 세대교체’를 단행해야 한다. 그래야 나라가 산다.
<전진우 논설위원> youngji@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