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달 전 경차를 구입했다. 기름 한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작은 차를 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소박한 애국심도 작용했다. 그러나 지금은 차만 보면 울화통이 터진다. 연비가 ℓ당 8㎞밖에 나오지 않는 것이다. 출고 때 부착된 연비 16㎞보다는 적게 나올 것이라고 짐작했지만 8㎞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쏘나타나 대형차인 에쿠스 오토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어떻게 배기량 800㏄짜리 엔진이 2000㏄ 이상의 엔진과 다름없이 기름을 먹을 수 있단 말인가. 해당업체에서는 “시동을 자주 걸어 그렇다” “운전습관에 따라 연비가 다를 수 있다”며 ℓ당 10㎞ 정도는 나온다고 했다. 그러나 16㎞로 선전된 경차 연비가 10㎞라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차의 무게와 배기량만 낮춰 경차로 이름 붙여 팔아먹는 게 아닌지 의심된다.
이선영 (sun7116@chollia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