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백두대간 보존회 "야생동물의 낙원 만들겁니다"

  • 입력 2000년 3월 9일 00시 53분


“백두대간 곳곳에 거미줄처럼 처진 올무와 덫이 동물들의 목을 죄고 있어 그대로 둔다면 살아남을 야생동물이 없을 겁니다.”

강원 동해시의 환경단체인 백두대간보전회(회장 김원기·金元起·48)는 ‘백두대간 지킴이’로 통한다. 98년부터 삼척 두타산, 강릉 석병산, 정선 고적대 등 강원지역의 백두대간을 누비며 불법 수렵꾼들이 쳐놓은 올무와 덫 등 엽구(獵具)들을 수거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94년 4월 50여명의 회원으로 발족한 이 단체는 매월 한차례의 정기모임과 주말의 부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불법 엽구를 수거하고 생태계 파괴 현장을 고발하기도 한다.현재 회원수는 58명. 공무원 교사 운전기사 자영업자 등 전국에서 모인 각계 각층의 인사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이 지금까지 수거한 덫과 올무는 3000여개. 오소리 멧돼지 너구리 노루 토끼 등 100여마리의 동물들이 덫과 올무에 걸려 죽어가는 모습을 목격하기도 했다.

회원들은 엽구를 수거하기 위해 겨울에 산에 텐트를 친 채 3박 4일 정도 야영을 하기도 한다. 신정 연휴를 아예 산에서 보내는 회원도 있다.

김회장은 “야생동물들이 덫과 올무로 인해 번식과 생존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며 “지금부터라도 불법 수렵을 철저히 단속하고 야생동물 보호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릉〓경인수기자> sung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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