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시범경기 성적만을 놓고 보면 그렇다.
미국 프로야구에서 활약중인 한국 투수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경기 경험이 많은 박찬호(LA 다저스)와 이상훈 조진호(이상 보스턴 레드삭스)가 불안한 반면 나이 어린 김병현(21·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김선우(23·보스턴 레드삭스)는 인상적인 투구로 차곡차곡 팀내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박찬호는 9일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시범경기에서 4회에만 4구 2개와 3점 홈런을 포함한 2안타를 맞고 4점을 내주는 등 3이닝 동안 5안타를 맞고 5실점했다. 5일 뉴욕 메츠전에서 2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해 2실점한 걸 더하면 2경기 5이닝 동안 무려 7실점.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에서 경험을 다진 이상훈 역시 아직은 미국 프로야구에 적응이 덜 된 모습. 데뷔 첫 등판인 3일에 이어 7일에도 실투성 투구로 홈런을 내줘 제구력 부족을 드러냈다. 그나마 9일 뉴욕 양키스전에선 8회 2사 1, 2루의 위기에 등판해 5타자를 상대로 삼진 3개를 잡으며 무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해 체면을 세웠다. 이상훈에 앞서 등판한 조진호는 3분의 2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해 6안타의 뭇매를 맞으며 6실점.
이들에 비해 메이저리그 전망이 어두웠던 김병현과 김선우는 연일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여 코칭스태프를 매료시키고 있다. 나란히 2경기에 나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특히 돋보이는 점은 김병현과 김선우가 공격적인 스타일로 상대를 압도한다는 점. 150㎞대의 스피드를 자랑하는 둘은 메이저리그 타자들 앞에서 변화구보다는 직구 위주의 피칭으로 도전했다. 아직 20대 초반이라 어깨가 싱싱한데다 차근차근 빅리그 수업을 받는다는 점에서 이들의 성공 가능성은 선배들보다 훨씬 크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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