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Specials]독신가구 비율 26%…30년전의 2배

  • 입력 2000년 3월 12일 21시 01분


가족과 관련해서 미국인들의 선택의 여지가 지금처럼 많았던 적은 없었다. 오늘날의 미국인들은 아이를 언제 가질 것인가 뿐만 아니라 아이를 가질 것인지 말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고, 결혼을 할 것인지 아니면 동거만 할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으며, 이혼 역시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처럼 넓어진 선택의 폭은 역설을 낳았다. 가족과 함께 사는 생활을 회피하는 미국인의 숫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가족의 관계가 더욱 친밀해지고 있는 것이다. 아이가 없이 사는 미국인들(미국인 5명 중 1명꼴)과 혼자 사는 미국인들(전체 가구의 4분의 1)이 지금처럼 많았던 적은 없었다. 그러나 세대간의 유대감은 오히려 더 강해지고 있다.

부모와 함께 사는 20대 젊은이들이 늘어난 것이 한 예이다. 오늘날 20대 후반의 미국 남성 5명 중 1명, 여성 8명 중 1명이 부모와 함께 살고 있으며, 일단 집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가는 사람들의 비율도 1920년대 이후 두 배로 늘었다. 이처럼 가족의 분열과 유대감의 강화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인구조사 통계국에 따르면 40∼44세의 여성들 중에서 아이가 없는 사람의 비율은 1980년의 10%에서 1998년의 19%로 늘어났다. 1950년대 초반 이래로 이 비율이 이렇게 높았던 적은 없었다. 그러나 1950년대에는 대공황기에 성인이 된 여성들이 경제적 이유로 인해 아이를 가질 수 없었던 반면, 요즘 여성들은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을 스스로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인구통계학자들은 여성들의 직업 선택 기회가 늘어나고, 아이가 없는 것이 사회적으로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며, 아이 갖는 것을 미루는 추세 때문에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한다.

독신 가구의 비율도 1960년에는 13%이던 것이 1998년에는 26%로 늘어났다. 이는 이혼율의 증가와 결혼 전에 집을 떠나는 추세 등으로 인해 젊은이들이 혼자 사는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신 가구가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곳은 노인층이다. 그렇지만 노인들이 가족으로부터 소외되거나 버림받았기 때문에 혼자 산다고 보기는 어렵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인구통계학 교수인 베스 솔도는 “경제적인 수단만 주어진다면 사람들은 남의 간섭을 받지 않는 자율적인 삶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http://www.nytimes.com/specials/030800gen-families-stat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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