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열풍과 함께 미분양된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벤처기업 전용 건물로 개조하거나 벤처를 앞세운 브랜드로 개명한 뒤 분양률이 급증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98년 3월 분양을 시작한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오피스텔 ‘R&B’(282실)의 분양률이 올 2월말까지 50%대에 머물자 이달 1일 브랜드를 ‘현대 벤처텔’로 바꾸고 재분양에 나선 결과 13일 현재 97%가 분양되는 대성공을 거뒀다.
회사 관계자는 “계약조건이 별로 달라진 게 없는데도 이름을 바꾸자 120여실이 순식간에 팔려나갔다”며 “앞으로 분양할 오피스텔에는 전부 벤처라는 이름을 붙이자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건설도 지난해 12월부터 분양한 서울 구로구 구로동의 주상복합빌딩 ‘현대파크빌’ 내 오피스텔(174실)이 잘 팔리지 않자 2월초 오피스텔 이름을 ‘창업빌리지 2000’으로 바꾸고 재분양에 착수, 한 달만에 60여실 이상을 팔아치웠다. 현대는 지난해 5월부터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분양한 오피스텔 ‘목동월드타워’(629실)도 지난달 ‘현대벤처센터’로 바꾸면서 미분양된 잔여물량 대부분을 임대하는 데 성공했다.
이 성공의 영향으로 최근에는 아파트 등을 벤처 전용으로 바꾸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97년 하반기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분양했던 오피스텔 ‘메종리브르’(457실)를 최근 벤처기업 전용 아파트 ‘대우 디오빌’로 개조, 다음달 재분양키로 했다.
프라임산업도 지난해 경기 양평군 양서면에서 분양했던 아파트 ‘프라임빌’(123가구)의 미분양분을 벤처기업에 특별 분양키로 하고 단지 내 비즈니스센터 등을 추가 설치할 예정.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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