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꼴찌 반란' 지켜보라… 안양 10년만의 우승 별러

  • 입력 2000년 3월 15일 19시 21분


“과연 ‘꼴찌의 반란’은 일어날 것인가.”

12일 슈퍼컵에 이어 19일 개막하는 대한화재컵 조별리그로 본격적인 시즌에 들어가는 2000년 프로축구. 올시즌 프로축구의 화두는 바로 ‘꼴찌 반란’.

지난해 프로축구는 수원 삼성의 독무대. 프로축구 타이틀을 싹쓸이하며 4관왕에 오른 수원이 천하를 평정한 가운데 나머지 9개팀은 들러리로 전락했었다.

‘패왕’ 수원의 위세에 눌렸던 팀들은 동계기간 동안 강훈련과 선수 스카우트를 통해 전력을 강화하고 “더 이상 수원의 독주를 좌시할 수 없다”며 올시즌 정상 정복을 향한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특히 지난 시즌 하위권에서 맴돌던 팀들의 전력 강화가 두드러졌다는 평가.

99시즌 정규리그 9위, 조별리그에서는 예선 탈락의 수모를 당했던 안양 LG는 비시즌 동안 가파른 전력 상승을 이뤄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안양은 유고 국가대표 출신의 공격형 미드필더 드라간을 120만달러(약 13억원)의 이적료를 주고 영입했고 브라질 출신의 게임메이커 안드레이를 보강했으며 부평고를 졸업한 고교 ‘최대어’ 최태욱을 영입해 호화진용을 구축했다.

여기에 주전 골잡이 최용수는 프로축구 최고 연봉인 2억8000만원으로 대접을 받으며 잔뜩 기세가 올라 있고 코치를 맡아왔던 사리체프가 ‘한국인 신의 손’으로 귀화해 골문을 지키게 돼 10년만의 정상 탈환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정규리그에서 7위에 머문 전북 현대와 8위 대전 시티즌,10위 성남 일화도 상위권 판세를 뒤집는 반란을 꿈꾸고 있다.

성남은 12일 열린 슈퍼컵에서 수원과 격돌하면서 팽팽한 접전 끝에 승부차기에서 간발의 차로 패할 정도로 전력이 급상승했다.

성남은 재일동포 출신의 재간둥이 미드필더 박강조를 스카우트한 게 주효했다. 박강조는 뛰어난 드리블과 날카로운 패싱력으로 박남열 신태용 등 지난해 다소 부진했던 공격수들을 일깨우는데 큰 몫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일본 J리그에서 2년 동안 27골을 넣으며 활약한 스트라이커 김도훈이 복귀하고 국가대표 골키퍼 서동명이 가세한 전북과 올림픽대표팀의 게임메이커인 이관우를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지명하고 ‘샤프’ 김은중과 재간있는 미드필더 신진원이 부상에서 회복한 대전도 상위권으로 뛰어오를 채비를 갖췄다. 반면 고정운 백승철 김기남 등 핵심 선수가 부상으로 출전이 어려운 포항 스틸러스와 김현석의 일본 진출과 박정배 송주석이 은퇴한 울산 현대는 시즌 초반 다소 고전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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