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코스닥 7일째 브레이크없는 추락…1월폭락은 '예고편'

  • 입력 2000년 3월 21일 19시 34분


코스닥시장에서 연일 숨 돌릴 틈 없는 폭락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21일 코스닥 종합지수는 개장 직후 한 때 210선도 위협을 받았다.

최근의 폭락장세는 올 1월에 연출됐던 폭락장세와 비교해볼 때 상황이 훨씬 나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1월에는 지수가 170대까지 밀리면서도 사흘 하락하면 이틀 정도는 반등, 보유주식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이번 폭락장은 조금의 틈도 보이지 않고 추락만을 거듭하고 있다.

▼반등기미 안보여 공포 확산▼

▽더 가파른 하락곡선〓1월 폭락장세가 시작된 1월4일부터 27일까지 17일간 종합지수는 87.5포인트 하락했다. 하루 평균 5.14포인트 가량 떨어진 셈. 이와 비교해 최근 7일간은 하루 평균 9.16포인트씩 하락했다.

게다가 1월 하락장에는 17일 가운데 7일은 상승, 사흘에 한 번꼴로 반등을 시도하기도 했으나 이번 폭락장은 아직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신영증권 노근창 코스닥팀장은 “1월에는 2일상승, 3일하락 패턴이 이어져 현금확보의 기회가 있었지만 이번은 공포감에 질리게 하는 장이다”라고 말했다.

▼엄청난 유무상 물량 부담더해▼

▽1월보다 상황이 더 나쁘다〓1월 하락장과는 달리 이번 폭락장에는 유무상증자로 엄청나게 불어난 물량이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 또 1월에는 첨단 기술주에 대해 별다른 논쟁이 없었지만 최근에는 국내에서 정보기술(IT)주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크게 대두되고 있는 것도 새로운 악재로 떠올랐다.

대우증권 투자정보부 이영목과장은 “미국 증시에 영향을 받아 시작됐다는 점 등 1월과 비슷한 상황이긴 하지만 그 때는 물량 부담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투신권 투매 '불난집 부채질'▼

▽기관이 문제〓미래에셋 장덕수 코스닥팀장은 “1월과 마찬가지로 최근 폭락의 ‘주범’은 역시 기관투자가”라면서 “기관들은 개인에 비해 매매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한 번 때리면’ 10만주 이상이라 충격이 크다”고 분석했다. 1월 하락장 때도 기관은 하루 평균 440억원치를 순매도했으며 최근 폭락장에서도 하루 평균 300억원 가량을 순매도하고 있다.

노근창팀장은 “기관 가운데서도 특히 투신사들은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코스닥에 투자했다가 낌새가 이상하면 곧바로 빼 큰 충격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분간 철저한 관망 바람직▼

▽관망자세를 취해야〓1월 폭락장 탈출을 이끈 세력은 외국인이었다. 하락세를 연출한 17일동안 외국인은 5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100∼400억원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하면서 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외국인들이 방관 자세로 돌아서는 바람에 탈출을 이끌 세력이 없다는게 증권가의 분석.

따라서 전문가들은 철저한 관망 자세를 취할 것을 조언한다. 노근창팀장은 “현금을 가진 사람들은 일단 기다리는게 좋고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반등시 마다 일정 부분씩 매도, 현금 보유를 늘여가는게 현명하다”고 조언. 노팀장은 또 “저점매수를 노리는 투자자라면 폭락장세에서도 하한가를 얻어맞지 않는 종목 가운데 우량한 기업을 눈여겨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경준·금동근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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