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LG투수 김상엽 재기… 3이닝 3삼진 무실점 호투

  • 입력 2000년 3월 22일 19시 25분


봄은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

봄이 오자 재기를 꿈꾸는 프로야구 스타들도 속속 녹색 다이아몬드에 돌아오고 있다.

11년간 삼성의 기둥 투수로 활약했던 ‘만딩고’ 김상엽(30).

그에게 지난해는 너무 가혹했다. 고질적인 허리디스크가 악화되는 바람에 단 한 경기에도 등판하지 못한데다 구단으로부터 외면을 당했다.

삼성이 김상엽 대신 선택한 선수는 김동수. LG의 자유계약선수인 포수 김동수를 데려오기 위해 삼성은 20명의 보호 선수외 1명을 LG에 줘야 했고 그 보호 선수 20명의 명단에 김상엽의 이름은 없었다.

89년 삼성에 입단, 네차례 두 자리 승수를 달성했고 95년엔 17승을 따냈던 ‘사자 군단’의 에이스였으나 흐르는 세월과 부상 앞에선 명성이 필요치 않았다.

어쩔 수 없이 고향 대구를 떠나 새로 둥지를 틀게 된 팀 LG. 야구 인생의 기로에 선 김상엽은 미국과 일본 전지훈련에서 굵은 땀방울을 쏟아 내며 재기를 준비해 왔다.

22일 광주에서 열린 해태와의 시범 경기. 김상엽은 4회부터 마운드에 올랐다. 98년 8월9일 정규시즌 광주 해태전에 이어 1년 7개월여만에 등판한 공식 경기.

최고시속 139㎞와 특유의 장기인 파워커브 등을 테스트한 김상엽은 3이닝 동안 10타자를 상대로 삼진 3개를 잡아내는 등 1안타 무실점의 성공적인 피칭을 선보여 코칭스태프를 흐뭇하게 만들었다.

LG 이광은감독은 “본인의 재기 의지가 강한 만큼 예상보다 빨리 피칭이 본 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줄무늬 LG 유니폼을 입은 김상엽이 삼성 구단관계자들로 하여금 땅을 치게 할지 모른다는 게 김상엽의 투구를 본 야구인들의 얘기.

이날 경기에서 해태는 LG를 3-1로 눌렀고 대구에선 삼성이 한화에 13-8로 승리. 지난해 홈런왕인 삼성 이승엽은 배탈 설사로 이틀째 경기에 출전치 못했다. 마산에선 두산이 10-5로 현대를 눌렀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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