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음]조만식선생 부인 전선애여사 별세

  • 입력 2000년 3월 29일 19시 46분


고당 조만식(古堂 曺晩植)선생의 부인 전선애(田善愛)여사가 29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6세.

전여사는 황해도 개성 출신으로 개성 호수돈여고, 이화여전 음악과를 졸업하고 평북 영변 숭덕학교와 개성 호수돈여고에서 교사로 일하다 33살 때인 37년 고당과 결혼했다.

고당은 해방 이후 평남 평양에서 조선민주당을 창당하고 평남건국준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다 유엔(UN)의 신탁통치안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평양 고려호텔에 연금됐으며 50년 총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여사는 48년 4남3녀 가운데 3남2녀를 데리고 월남했다.

전여사는 단칸 셋방에서 살며 아이들을 키웠으며 70년 3·1절 무렵 이 사실이 알려져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조선생 가족 돕기운동’을 벌이자 “나보다 어려운 사람이 많은데 내가 도움을 받는다는 것이 남편에게 부끄럽다”면서 시골로 잠적하기도 했다.

전여사는 서울 일신감리교회와 창천감리교회 장로, 서울 선인중고교 교장 등을 역임했다.

전여사는 91년 11월5일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묘지에 40여년간 간직한 고당의 머리카락을 선생의 유해 대신 안장했다. 전여사는 고당의 묘소에 합장된다.

유족으로는 선영(善英·62·여) 연흥(然興·60·조선일보 제작국장) 연수(然守·58·고당 기념사업회 사무국장)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영안실(02-363-9699). 발인 31일 오전 9시.

<하준우기자> ha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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