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프리킥으로 월드컵 가는길 뚫는다"

  • 입력 2000년 3월 31일 20시 52분


브라질축구대표팀의 호베르투 카를로스(27).

그의 킥은 일품이다. 볼에 엄청난 스핀이 걸리는데다 속도가 빠르고 정확해 십중팔구 골로 연결된다.

한창 진행중인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 남미지역 예선에서는 프리킥이 승부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브라질은 29일 콜롬비아와의 원정경기에서 무득점으로 비겼지만 호나우두, 히바우두, 카푸 등 주전 선수 5명이 빠진 상황에서도 우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전문 키커인 카를로스가 대포알 같은 슈팅으로 콜롬비아 수비진을 두드린 덕택이었다.

30일 아르헨티나-칠레의 경기에서도 프리킥으로만 두골이 터졌다.

아르헨티나의 골잡이 바티스투타는 칠레 수비진의 스크럼을 피해 골문 오른쪽으로 절묘하게 파고드는 스핀킥으로 선제골을 엮어냈다.

1-4로 패한 칠레의 유일한 골도 프리킥에 의한 골.

98프랑스월드컵에서 한국이 기록한 두골 중 한골이 바로 하석주가 프리킥을 왼발로 꽂아 넣은 것이었고, 90이탈리아월드컵 스페인전에서 황보관이 시속 114㎞의 강력한 프리킥 슈팅으로 골을 터뜨렸고, 94미국월드컵 스페인전에서 홍명보가 기록한 골도 프리킥에 의한 것이었다.

프리킥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볼을 여러 방향으로 자유자재로 보내고 정확하게 목표점으로 찰 수 있도록 반복 훈련을 해야 하는 것은 물론 킥력을 기를 수 있도록 꾸준한 웨이트트레이닝을 병행해야 한다. 카를로스의 경우 평소 자기 몸무게의 2배나 되는 무게의 바벨을 이용해 하체의 힘을 기르고 팀훈련 뒤에 따로 슈팅 훈련을 부단히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비시즌 기간 중에는 모래밭에서 맨발로 공을 차는 훈련을 해 볼에 대한 감각과 하체 근육을 기른다. 현재 한국축구의 전담 키커로는 유상철(요코하마 F마리노스), 홍명보(가시와 레이솔), 고종수(수원 삼성), 이관우(대전 시티즌) 등이 꼽히고 있지만 성공률이나 정확도 등의 면에서 세계적인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형편.

2002년 월드컵 16강 진출을 지상 목표로 삼은 한국축구가 시급하게 보강해야 할 것 중 하나로 꼽히는 게 바로 전문 키커의 육성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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