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년대에 여성의 지위는 놀랄만큼 신장됐지만 아직도 지구촌 곳곳에서는 믿기 어려운 성차별이 행해진다. 그 대부분은 아쉽게도 이슬람권 국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2월 후세인 요르단 국왕의 장례식에 참석하려고 요르단까지 날아간 미국의 퍼스트 레이디 힐러리 여사와 네덜란드의 베아트릭스 여왕 등 여성 조문객들은 정작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여성들은 장례식에 참석할 수 없다”고 규정된 이슬람 율법 때문이었다.
이집트 여성들이 자기 의사에 따라 이혼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 것은 두달 정도밖에 안됐다. 1월말 이집트 의회는 여성도 법정에서 이혼 의사를 밝히면 3개월간의 조정기간을 거쳐 이혼을 허락하는 법을 만들었다. 하지만 여성은 남성의 결혼지참금을 돌려줘야 하고 모든 재정적 권리를 포기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올 초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의 잠파스 주정부는 여자 축구를 금지시켰다. 여성들이 축구를 하는 것은 이슬람 율법에 합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주정부는 남녀 관중석이 분리된 축구경기장 건설 계획까지 발표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지난 해 12월 최초로 여성들에게 주민등록증을 발급하기로 결정했다. 사우디 여성들은 혼자서 차를 운전하거나 식당에서 혼자 음식을 먹는 것도 금지돼 있다. 문밖 출입을 하려면 검은 색 천으로 얼굴을 비롯해 온몸을 가려야 한다. 카타르가 사상 최초로 여성의 투표권과 피선거권을 인정한 것도 지난해 여성의 날이었다. 르완다나 짐바브웨에서는 여성의 재산권과 상속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모로코에서는 결혼을 앞둔 여성의 처녀성을 검사하는 일이 많고 이혼 여성에게는 자녀 양육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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