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을 위한 자유정치’와 ‘노동에 기초한 문화창조’와 ‘정의 인도에 입각한 민족 연맹의 신세계’. 이러한 목표는 21세기 디지털 세상에서도 결코 낡은 수사(修辭)가 아니다. 80년 전의 군국주의는 쇠했지만 자본을 앞세운 제국주의가 더욱 기세를 떨치고 자본과 권력이 정보까지를 독점하는 요즘 오히려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민족의 신문,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신문, 문화주의를 제창하는 신문. 창간사가 내세우는 세 가지 정신이야말로 모든 언론의 기초일 것이다.
오늘날 언론이 과연 민중의 편이었나, 혹시 자본에 의해 움직이고 기득권을 형성하여 보수화되지는 않았던가, 또한 문화주의를 표방한 채 상업주의에 기울어져가는 건 아닌가 돌아보게 만드는 명문(名文)이다. 초발심(初發心)으로 돌아가자는 말의 뜻이 실감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