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Arts]댄스음악, 잔치는 계속된다

  • 입력 2000년 4월 2일 21시 07분


댄스음악 디스크자키이자 음반 제작자인 케니 보비엔은 마이애미 비치의 래디슨 도빌 리조트 호텔 로비에서 수백 명의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가운데 개인이 제작한 CD를 기계에 걸면서 이렇게 외쳤다. “이 음악은 굉장합니다! 내게는 그게 느껴져요!”

그러나 이 CD를 만든 음래트 운쿠글루는 이런 찬사에 만족하지 못했다. 그는 “내게는 판을 배급해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장면은 지난주에 마이애미 비치에서 5일간 열린 제15회 겨울 음악회의에서 수도 없이 되풀이되었다. 미국 음반 시장에서 댄스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이 아주 작기 때문이다. 90년대에 몇몇 댄스곡들이 히트를 하면서 음반업계는 한때 댄스 음악 시장이 크게 성장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기도 했으나, 이 히트곡들은 신기한 것으로 대접받는데 그쳤을 뿐 댄스 음악이 확고한 자리를 확보하는 데는 실패했다.

대개 댄스음악 팬들은 음반을 사서 자기 것으로 만들기보다는 나이트클럽 등에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편을 더 선호한다. 그래서 나이트클럽이 번성하고, 유명한 디스크자키는 하룻밤에 수천 명의 사람들을 끌어들이기도 한다.

댄스 음반은 가정의 스튜디오나 개인용 컴퓨터를 이용해서 싸게 제작될 수 있기 때문에, 댄스음악이 담긴 싱글 음반은 인기 차트에 오르지도 못할 정도의 판매량만으로도 이윤을 올릴 수 있다. 3만5000장만 팔려도 대단한 성공으로 간주되고, 10만장이 팔린다면 엄청난 히트곡으로 대접받는 것이다.

댄스음악 업계는 인터넷에 큰 희망을 걸고 있다. BBC 라디오의 디스크자키인 저지 줄스는 나이트클럽과 직접 연결된 디스크자키들의 인터넷 방송이 댄스음악의 청중을 크게 늘릴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인터넷을 통해 댄스음악을 내보내고 있는 웹사이트는 www.ministryofsound.com, www.betalounge.com, www.raveworld.net, www.groovetech.com, www.remixLive.com, www.netmix.com, www.platform.net 등이다.

이번 겨울 음악회의에서 하루종일 울려나온 음악은 대부분 사람들에게 이미 친숙한 비트의 음악이었다. 디스크자키들은 청중들을 놀라게 하기보다는 즐겁게 해주는 데 중점을 두고 이미 확고하게 확립된 리듬의 범위 안에서 즉흥성을 살리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래서 사우스비치의 나이트클럽에서는 하우스뮤직이 울려나왔고, 수영장에서는 힙합 음악이 울려나왔으며, 거리 곳곳에서는 정글음악과 펑크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토요일 정오부터 한밤중까지 해변에서 열린 행사에는 무려 1만5000명의 청중이 몰려들기도 했다.

이번 겨울 음악회의의 기초가 된 것은 하우스뮤직이었다. 디스코음악이 인기차트에서 밀려났을 때도 살아남은 하우스뮤직은 남미의 리듬이 들어간 4분의 4박자의 춤곡으로 셀 수도 없이 많은 하부 장르로 세분화되어 있다. 디프 하우스, 프로그레시브 하우스, 하드 하우스, 테크 하우스, 트랜스, 힙 하우스 등이 모두 하우스뮤직의 하부 장르들이다. 하우스뮤직은 매우 단순하게 보이는 4분의 4박자 리듬과 온건한 템포 덕분에 오랫동안 지속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유연하게 변화할 수 있었다.

(http://www.nytimes.com/yr/mo/day/news/arts/miami-conference.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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