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가 있는 맛집]경기 광주군 '퇴촌 토담골'

  • 입력 2000년 4월 3일 19시 22분


하얗게 피어오른 목련꽃, 노란 개나리 물결…. 지난달 내내 회사 결산에 매달리느라 계절이 바뀌는 것도 몰랐다. 어제 아내는 일찍 들어오라며 연초록빛 넥타이를 매줬다. 아침에 눈을 떴다가 일요일인걸 깨닫고 밀린 잠을 청하려는데 큰놈과 작은 놈이 ‘아빠’하고 달려 든다. “우리 놀러가요, 예?”

그래, 아무리 피곤해도 한달에 한번은 좋은 아빠가 되자.

드라이브를 겸해 식사도 하고, 식사 후에 팔당호를 따라 강가 풍경을 보면서 산책도 즐길수 있는 음식점이 있다. 경기 광주군에 자리잡은 ‘퇴촌 토담골’. 서울에서 중부고속도로를 타면 30∼40분거리.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을 깔끔하게 내놓아 가족은 물론 부모님이나 외국 손님을 모시고 가도 손색이 없는 곳이다.

수삼을 넣고 약수로 밥을 지은 돌솥밥과 푸짐한 불고기가 나오는 불고기정식이 1만2000원. 봄 내음이 물씬나는 갖은 나물과 생선조림 된장찌개에 갖가지 젓갈류, 밑반찬이 함께 나온다. 특히 배추김치는 배추속에 생태를 넣어 땅에 깊숙이 파묻은 김칫독에서 꺼내놓는데 아무리 김치냉장고가 좋아져도 이런 맛을 찾기 힘들다.

여기에 육회 조기구이 명란젓 간장게장이 더 나오는 돌솥밥정식은 2만원. 봄나물과 산채가 그득한 돌솥비빔밥(8000원)이나 새 봄의 산뜻한 맛을 느끼게 하는 냉이 달래를 넣은 된장찌개(8000원)도 있다. 4명이 가면 녹두빈대떡이나 파전(각각 1만3000원)에 정식을 2인분만 시키고 돌솥밥(5000원)이나 공기밥(2000원)을 추가하는 것도 방법.

1980년대 서울 신사동에서 ‘옛골’이라는 맛있기로 소문난 집을 운영하던 분이 주인 아주머니. 잠시 이민갔다 돌아와 논현동에서 ‘토담골’이라는 토속음식점을 하다 이곳으로 옮겼다. 귀가길을 양평쪽으로 잡으면 ‘우리 산천에도 이런 모습이 있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남한강 경치가 펼쳐진다. 0347-767-2855

김재찬 <치과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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