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기관 손절매 코스닥 '비명'…美나스닥 선물폭락 겹쳐

  • 입력 2000년 4월 3일 19시 39분


3일 주식시장은 코스닥지수 폭락과 이에 영향을 받은 거래소시장의 동반하락으로 주식시장은 블랙먼데이를 방불케 할 정도로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기술주등 인터넷주식을 포함한 벤처주식이 대거 된서리를 맞아 심리적인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지수 220선이 힘없이 무너져 이제 200선 지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거래소시장도 선물지수 약세와 함께 일부 시가총액 상위종목의 선전을 제외하면 실제 체감지수 하락폭은 40포인트에 달했다는 관측.

▽벤처주 급락으로 코스닥 200선으로〓이날 코스닥시장은 개장초부터 투매성 매물이 걷잡을 수 없이 쏟아지면서 투자심리는 공황상태를 연출했다. 하루종일 초약세를 보인 코스닥시장에서는 그간 나스닥 폭락세에도 아랑곳않고 시세를 유지했던 기술관련 주식들에 투매성 매물이 출회되며 전반적인 시장약세를 부추겼다. 특히 지난 주말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반독점소송이 결렬되면서 나스닥 100선물지수가 급락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기관투자가 로스컷물량이 수급악재로〓강력한 지지선으로 작용한 코스닥지수 210선이 붕괴된 것은 투신사를 비롯한 기관투자가들이 투매를 했기 때문.개인투자자들이 코스닥주식을 하루동안 1000억원어치 이상 사들였는데도 투신사들은 주가하락에 따른 로스컷(일정부분 손해를 볼 경우 위험회피 차원에서 무조건 매도하는 것)물량을 서둘러 내놔 주가하락세를 부채질했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코스닥기업들의 대규모 유무상증자로 3∼4월중 신규로 등록되는 물량이 무려 7조원에 달한다”며 “수급악재외에도 투신사등 기관투자가들이 주가하락시 매물로 뒤바뀌는 로스컷제도로 인해 폭락세를 자초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날 코스닥시장에서는 그간 우량주로 인식된 디지틀조선과 로커스 한글과컴퓨터 등이 대거 하락세로 돌아섰다.

▽거래소시장도 동반 폭락〓그간 약세를 지속한 증권주 뿐아니라 데이콤 SK텔레콤 LG정보통신 등 통신관련주들이 모두 하락세로 돌아서 투자분위기를 음산하게 만들었다. 시장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많이 사는 한전과 삼성전자 현대전자 등 우량대형주가 오름세를 타서 주가하락폭이 덜했지만 실제 투자자들이 느끼는 지수하락폭은 40포인트이상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우량대형주가 약세를 보이면서 선물지수도 2.22%나 떨어져 거래소 주식시장의 분위기를 우울하게 만들었다.

▽코스닥 지지선은 190선 전후〓당분간 추가하락세를 염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 상태에서 200선 붕괴는 시간문제고 지수 190선에서도 하락이 멈춰질지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최창호 굿모닝증권 시황담당 애널리스트는 “나스닥시장 회복이 언제될지가 관건”이라면서도 “거래가 줄고 있어 기술적 반등은 가능하다 해도 추세적인 상승세 전환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이항영 대우증권 투자정보부장은 “선거전까지 약세국면이 이어지고 총선후 안정을 찾으면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영해기자>moneycho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