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전 대구 찍고 부산. 프로야구 2000시즌이 5일 오후 2시 지난해 우승팀 한화의 홈구장 대전을 비롯, 서울∼부산의 경부선을 따라 일제히 개막된다.
팀당 133경기를 치르는 페넌트레이스 대장정에서 첫 단추를 꿰는 개막전은 막판 순위 결정전 못지 않은 중요한 경기. 올해도 각 팀은 에이스를 총출동시켜 자존심이 걸린 한판승부를 펼친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공식 개막전인 한화와 현대의 대전 경기에선 최고 연봉 선수 정민태(현대·3억1000만원)가 첫 선을 보인다.
▼ 두산 36세노장 조계현 깜짝기용 ▼
지난해 유일한 20승투수로 54홈런의 이승엽(삼성·3억원)을 제치고 국내 프로스포츠 스타 중 최고 연봉의 영광을 안은 정민태는 97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개막전 승리 투수. 개막전 100%의 승률과 4연승에 도전한다.
이에 맞서는 한화 선발은 지난해 2승7패 1세이브에 머물렀던 한용덕. 우승 주역인 정민철(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일본 진출과 선수협의회 회장 송진우의 훈련 부족, 제3선발 이상목의 부상으로 개막전 선발의 영광을 물려받은 그로선 ‘밑져야 본전’이라는 편안한 마음으로 던질 수 있는 입장이다.
잠실에선 두산이 ‘깜짝 선발’을 내세워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초 삼성에서 쫓겨나다시피 이적한 조계현. 만 36세로 올해 8개구단 선발중 최고령인 그는 지난해 3패만 기록한 무승 투수지만 전지훈련을 통해 뼈를 깎는 각오로 거듭났다는 게 김인식감독의 평가다.
시범 경기를 통해 평균 자책 0.90의 뛰어난 성적을 올렸고 140㎞의 예전 구속까지 되찾아 100승 투수(116승)의 관록을 펼칠 일만 남았다.
이에 맞서는 해태 ‘재활 투수’ 최상덕은 부상에서 회복된 뒤 명예회복을 노리는 경우.
▼ LG 해리거 용병 2번째 낙점 ▼
부산에선 LG 외국인 투수 데니 해리거가 지난해 쌍방울 앤더슨에 이어 두번째 용병 선발의 행운을 잡았다. 98시즌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잠시 뛰었던 그는 마이너리그 무대에서 7년연속 100이닝 이상을 던진 베테랑.
‘투수 왕국’ 롯데는 왼손 에이스 주형광을 내세워 ‘구도’ 부산 팬에 개막전 승리를 안긴다는 전략을 짰다.
대구에선 신생팀 SK가 롯데 출신의 김태석을 앞세워 노장진을 선발로 낸 삼성을 상대로 창단 첫 승에 도전한다.
한편 역대 개막전 최고승률팀은 ‘개막전의 사나이’ 장호연이 활약했던 두산이 11승6패1무로 선두, 한화가 9승5패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장호연은 83년 롯데전에서 노히트노런을 작성한 것을 비롯, 두산이 올린 11승 중 6승(2패)을 올려 개막전 최다 승리투수가 됐다. LG로 팀을 옮긴 김상엽은 삼성 시절 90년부터 93년까지 4년연속 개막전 승리투수가 되는 등 5승1패, 선동렬도 5승1무1패를 올렸다. ‘타격의 꽃’인 홈런에선 한대화가 7개로 가장 많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