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한나라 치열한 폭로전]"상대후보 전과를 캐라"

  • 입력 2000년 4월 4일 19시 51분


‘4·13’ 총선 후보들의 전과 공개를 앞두고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4일 상대방 후보의 전과기록을 공개하며 치열한 공방을 벌여 이같은 문제를 둘러싼 이전투구(泥田鬪狗) 양상이 선거막판에 얼마큼 심각하게 전개될지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형편이다.

특히 민주당은 이날 일부 한나라당 후보들의 사소한 경범 수준의 피의사실까지 구체적으로 적시, 출처에 관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길가에서 방뇨…주민폭행"▼

○…민주당은 이날 한나라당의 386세대인 원희룡(元喜龍·서울 양천갑) 오경훈(吳慶勳·양천을)후보의 ‘음주전과’를 지적.

김현종(金鉉宗)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원후보는 93년 9월 술에 취해 길가에서 방뇨하다 이를 나무라는 주민을 폭행하고 파출소에 끌려가서도 기물을 파괴했다”며 “원후보가 당선되면 양천구내 파출소들이 성할지 걱정된다”고 힐난.

이에 대해 원후보측은 “선거 유세 때 한때의 실수를 인정하고 유권자의 이해를 구할 생각”이라며 “이같은 유인물이 선거구에서 나돌아 수사의뢰를 해놓은 상태인데 여당이 이렇게 야비하게 해도 되느냐”고 흥분.

○…김부대변인은 또 “오경훈후보의 경우 음주사고가 5건에 달해 인격파탄자로 의심받고 있다”며 △90년 1월 술집에서 옆자리 손님에게 맥주병을 던져 기소유예됐고 △92년 12월 만취상태에서 귀가 중 행인을 폭행해 벌금 50만원을 물었다는 등 구체적 사례를 공개.

이에 대해 오후보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민주당측의 음해”라고 일축.

김부대변인은 이와 함께 한나라당 정인봉(鄭寅鳳·서울 종로)후보가 96년 5월 재소자에게 히로뽕을 전달해 변호사업무 정직을 당했다며 후보사퇴를 거듭 촉구. 정후보측은 “재소자 가족들이 부탁해 변호사 사무장이 히로뽕인지도 모르고 재소자에게 전달했을 뿐”이라고 해명.

▼대학때부터 대마초 흡연▼

○…민주당의 공격에 맞서 한나라당은 당 차원에서 강력 반발. 장광근(張光根)선대위대변인은 이날 “민주당이 벌금형 등 일반인으로서는 접할 수 없는 한나라당 후보들의 신상정보를 무차별 공개한 것은 검찰 등 관계기관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민주당은 정보 취득과정을 즉각 공개하라”고 촉구.

한나라당은 이와 함께 민주당 김상우(金翔宇·서울 광진갑)후보의 마약복용 전과를 공개하며 즉각 반격에 나섰다.

이원창(李元昌)선대위대변인은 “김후보가 77년 마약복용혐의로 기소돼 78년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받았다”면서 판결문 사본을 공개. 판결문에 따르면 김후보는 대학 2학년 재학 중이던 77년 10월부터 12월까지 세차례에 걸쳐 대마초를 흡연한 것으로 돼있다.

이대변인은 “민주당은 자기당 후보들이 법적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을 경우 후보를 사퇴시키겠다고 약속한 만큼 반사회적이고 반인륜적인 마약사범인 김후보를 즉각 사퇴시키라”고 촉구. 이에 대해 김후보는 “전혀 사실이 아니며 2심에서 선고유예를 받은 만큼 문제가 될 게 없다”고 반박.

<김차수·양기대기자> 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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