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성냥갑 같은 아파트 설계 "바꿔 바꿔"

  • 입력 2000년 4월 9일 20시 21분


앞으로는 공장에서 찍어낸 성냥갑처럼 획일적인 모양의 아파트는 사라질 전망이다.

주식시장 활황 등으로 부동산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장기화하면서 건설업체들이 차별화된 설비나 평면을 갖춘 아파트 개발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

여기에 정부가 7월부터 시행을 목표로 아파트 전면 베란다 규모 확대와 측벽에 베란다 신설 등을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건축법 시행령을 개정키로 함에 따라 업체들의 차별화된 아파트 개발 경쟁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 건축법 시행령에 따라 시범단지로 조성될 곳은 주택공사가 새 천년 기념단지로 지정, 개발중인 경기 용인 신갈택지지구가 될 예정이다. 건교부는 최근 주공측과 이를 합의했다.

주공은 3700가구 규모로 지어질 기흥주공아파트에는 옥상정원을 조성하고 아파트 1층은 모두 벽체가 없이 기둥만 있는 필로티로 만들기로 했다. 또 아파트 내부에 주민공용 실내정원을 조성하고 어린이유아방 등 주민공동시설을 짓기로 했다.

현대산업개발도 새로운 건축법 시행령에 맞게 아파트 평면을 개발, 하반기 분양할 아파트에 적용키로 하고 최근 설계공모를 통해 30평형대 아파트에 소규모 실내정원을 설치한 ‘마당이 있는 집’ 등 15개의 설계안을 확정했다. 또 아랫목과 윗목을 구분, 난방하는 난방시스템도 개발, 하반기부터 공급할 아파트에 적용키로 했다.

삼성물산은 안방 욕실 거실 등의 모양을 각기 달리한 3가지 평면을 개발, 입주자의 선택 폭을 넓힌 아파트를 이달 말부터 선보이기로 했고 대우 LG 대림 쌍용 등도 하반기중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아파트 평면 개발에 착수했다.

이처럼 업체들의 아파트 차별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사가 개발한 평면에 대해 저작권 등록을 추진하려는 움직임도 늘어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저작권을 인정받으면 다른 회사가 모방을 못하도록 하고 청약자들에게는 ‘차별화된 아파트’라는 이미지를 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앞으로 다른 업체가 새로 개발한 아파트를 그대로 베껴서 짓는 일은 없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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