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관서지방의 오사카 사람들은 이런 인사말을 자주 나누었다고 한다. 오사카는 항구도시다. 고대부터 나라안은 물론 해외에서까지 물품이 모여든 장사의 고장이었다. 이에 비해 관동지방의 도쿄는 지방 영주들을 통치하던 장군이 살았던 곳으로, 영주의 가족을 볼모로 이곳에 두었던 정치의 고장이었다.
이러한 역사적 환경이 오사카와 도쿄사람의 기질을 서로 다르게 만들어 놓았다.
오사카인은 장사하는 이답게 실용주의자들이다. 어떻게 하면 싸고 좋은 것을 사나 궁리하고 값도 잘 깎는다. 성격도 급하다. 남의 일에 참견도 잘해 폐를 끼칠 때도 있지만 따뜻한 정을 느끼게 하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한편 도쿄인은 점잔을 빼고 허세를 부리는 면이 있다. 공손하고 경우 바르지만 깍쟁이같은 데가 있어서 좀 차가운 느낌을 준다.
패션 역시 이런 기질의 영향을 받고 있다. 도쿄의 패션은 한 듯 안한 듯 꾸미는 것이 특징이다. 유명한 브랜드 제품도 너무 튀지 않게 코디네이트하는 은근파들이다.
오사카 여성들은 이와 반대로 요란하고 눈에 띄는 패션을 좋아한다. 노출패션과 번쩍이는 광택 소재를 애용한다. 특히 선호하는 빛깔에 큰 차이가 있다. 도쿄에서는 검정 갈색 등 차분한 빛깔이 사랑받는 반면 오사카에서는 강렬한 톤의 빨강 노랑 등이 각광받는다.
이처럼 반대되는 성격의 소유자지만 도쿄와 오사카 사람들 사이엔 지역 감정같은 것은 없다. 서로의 지역을 존중하는 마음가짐 가운데 개성적인 일본의 지방문화가 피어나는 모양이다.
김유리 (패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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